"관이 공공 문화·예술 운영 멋대로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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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이 공공 문화·예술 운영 멋대로 한다고?"
  • 김도연
  • 승인 2010.01.13 11: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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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줘야지…
지난해 말 인천시 남구가 돌체 소극장의 위탁운영 주체를 학산문화원으로 선정하면서 지역 문화예술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운영 주체의 역할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지난해 초 남구가 주안영상미디어캠프의 위탁운영 주체로 학산문화원을 정하면서부터 조금씩 불거졌다. 남구가 학산문화원으로 지역의 모든 문화예술 공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려고 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다는 걱정이었다.
 
돌체 소극장의 운영 주체가 학산문화원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학산문화원은 기존 학산소극장과 영화공간 주안, 주안영상미디어캠프 등을 포함해 모두 4곳의 문화예술 공간을 위탁·운영하는 주체로 떠올랐다.

올해부터 남구 학산문화원이 위탁 운영할 '작은극장 돌체' 

관이 문화예술 운영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
 
우려의 목소리는 학산문화원이 이들 공간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남구가 학산문화원을 통해 이들 공간의 자율성·독립성·책임성 등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공간의 운영을 각각의 독립 주체에 위탁하는 것보다 한 곳으로 집중해 관리할 경우 예산을 지원하는 부분이나 책임성을 묻기에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꼭  나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운영 주체를 관리하는 관의 입장에서는 효율성 면에서 오히려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공간에 예산을 지원하는 기초자치단체나 광역자치단체에서 공간 책임자 선출 문제를 거머쥐는 등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이 시민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길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높다. 개입을 최소화하고 각 공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만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자유로울 수 있고, 그 것으로 운영 성과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학산문화원 관계자는 "지역에서 학산문화원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잘 알고 있다"며 "각 공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학산소극장이나, 영화공간 주안, 주안영상미디어캠프 등 각 공간의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을 현재 운영 중인 운영위원회나 기획위원회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한다.

학산문화원이 위탁 운영하는 문화예술 공간 '영화공간 주안' 

운영위원회 역할에는 한계 있을 수밖에
 
학산문화원은 각 공간에 대한 행정적 지원만 하고 운영 프로그램 개발이나 시민들과의 소통·시민 참여 부문 확대 등은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위원회에서 고민해 결정한다면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공공 문화예술 공간에 대해 이러한 해소법을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각각의 위원회가 기획과 실행 역할을 하는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통상 한 공간이나 기관·단체 운영위원회의 활동범위는 운영 주체에서 기획한 사업이나 공간 운영 방법 등에 대해 조언자 구실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니 강제적인 권한이 없어 사실상 사업 기획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운영위에 참여하는 위원들도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개별적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큰 틀에서 기획안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실무적인 수준까지 깊이 있는 기획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운영위가 자주 모일 수 없는 것도 문제이며, 늘 시민들과 만나며 소통하는 것에 한계를 갖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

그러면 운영위원회의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이에 대한 답도 불분명하다. 위원회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면 해당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와의 사이에서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과 실무는 따로 떼어 생각할 것이 아닌, 연장선상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어서 운영주체와 위원회 사이의 이견에서 오는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또 다른 문제이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대부분의 민간위탁 공간 등은 공간의 소유자인 관에서 운영주체인 위탁 기관이나 단체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의 역할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운영 주체의 독립성 보장이 중요하다

인천문화재단과 부평문화재단도 그런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영종도서관과 수봉도서관에 등에 대해 주민중심의 도서관 운영, 사서 중심의 도서관 운영, 주민 커뮤니티 기능 확대 등을 기본 계획으로 삼고 있다. 도서관운위원회의 주민 참여를 활성화하면서도 도서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서의 비율을 최대한 높여 도서관 본연의 구실을 보장하려는 기획이다.

또 인천관련 도서나 어린이 도서 등 각 분야별 전문사서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해당 도서관에선 사서 인력이 새롭게 확충된다. 위탁 운영 주체인 인천문화재단 스스로 실무적인 역할을 하는 도서관 사서의 중요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평문화재단도 올 봄 부평아트센터가 개관하면 위탁 공간을 늘리게 된다.

부평문화재단은 공간의 책임자인 관장을 공모 형식을 통해 검증된 인력을 채용하며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교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위탁 운영의 중심인 문화재단 스스로 공간에 대한 지원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각 공간의 운영 주체들에게 독립성과 책임성을 부여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획에 힘을 쏟으려고 한다.

올 봄 개관하면 부평구문화재단이 운영할 부평아트센터 조감도. 

책임운영기관제 장점 벤치마킹 고민해 봐야

중앙 정부부처에서도 '책임운영기관제도'를 통해 운영주체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 하고 있다

책임운영기관제도는 정부가 수행하는 사무 중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무에 대해 기관의 장에게 행정·재정상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운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이 제도의 문제점은 성과 중심으로 흐를 우려를 낳는다는 것이지만, 운영 주체에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시 말해 예산이나 인사 등 모든 권한을 운영 주체 장에게 줘 스스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후 책임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책임성은 대 시민 서비스의 향상을 꾀하기 위해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고민한다는 장점으로 나타난다.
 
지역의 공공 문화예술 공간은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기 위해 운영 주체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간과 시민 사이의 소통과 교류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인천지역 공공 문화예술 공간 운영 주체의 일원화가 낳은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나 광역자치단체에서 해당 공간의 운영 주체에 대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지역 공공 문화예술 공간이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서 운영 주체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은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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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7 2010-01-11 02:21:11
돌체가 원래 남구 거였어?

나인천 2010-01-07 18:29:00
참 좋은 내용입니다.
돌체는 인천의 대표 임을 인천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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