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맞는 말이다. 틀린 부분은 없지만, 무언가 가슴 속에서 '뭉클'하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너무도 내부 중심적이다." - 윤인중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
인천 진보세력 연합의 첫 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천지역 진보정당세력 단결을 위한 토론회'가 7일 민주노총 인천본부 주최로 열렸다. 그러나 현실적 고민이 부족한 '2% 아쉬운' 자리였다.
물론 민주노총,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한 자리에 모여 '진보진영으로 단결하자'는 외침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더불어 인천의 대표적인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목소리를 듣는 것도 진보진영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요건이기도 하다.
전재환 민노총 인천본부 본부장은 토론회에서 △조합원, 당원의 공감대 형성 △정책 연대 △후보 단일화 △공동 선대위 구성 등을 진보진영 구축을 위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용규 민노당 인천시당 위원장도 '단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선거의 주역으로 설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왠지 '알맹이'가 빠졌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들이 근 두시간 동안 호소하던 내용은 진보진영 구축을 위한 기본 정석이었다. 이 정도 논의는 전국 어디서나 거창한 '토론회'의 이름을 빌리지 않더라도 공감하고 있을 법한 내용이었다.
발제와 토론이 끝나고 민노총 조합원이자 민노당 당원인 한 여성은 "진보연합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재대로 된 후보를 발굴하는 것"이라며 "진보진영에서도 여러 후보들이 있는데 '김상곤' 같은 모델을 만들기 위한 발굴 노력이나 후보 선정 시 과감한 양보도 할 수 있겠나?"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듣길 원했다.
이에 이용규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는 세세한 전술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아직 6개월이나 남았으니 조금씩 준비해가면서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긴 시간은 더욱 아니다. 왜 일부 후보자들이 8개월 전부터 인터뷰를 자청해 '시장 선거에 내가 나가겠다'고 말하겠는가.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민노당 중심이 아닌 진보인사와 진보단체, 진보적 네티즌까지 끌어안는 진보진영 대통합을 추진하겠다"며 "진보진영 대통합의 최종안은 통합 대상 등 구체적 일정 등이 논의되는 것을 통해 중앙위원회에서 구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앙에서 진보진영 통합을 구체화 중이니 시당에서 세부 일정을 정하기가 어려울 법도 하다. 또 서둘러 추진할 경우 '묻지마 단일화' 등 반MB 선거연합이 민주당 후보 중심으로 재편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작년 말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민노당(3.9%)과 진보신당(1.3%)의 지지율을 합해도 5.2%밖에 나오지 않았다. 2008년 8.6%(민노 5.7%, 진보2.9%)를 기록한 총선에 비하면 3.4%나 떨어진 수치다.
현실적으로 볼 때 조합원들의 개별 기업 이해관계가 높은 민노총이나 민노당, 진보신당이 힘을 모으더라도 지지율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의 연합은 차치하고서라도 시민사회와의 연계 방안 한 두가지 쯤은 토론회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제시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든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단결도 중요하지만, 정작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민중과 함께하는 인천지역 진보정당들의 고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전국 최초로 인천의 진보 대연합이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