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군 참전비' 주변을 둘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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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군 참전비' 주변을 둘러보다
  • 문경숙
  • 승인 2010.06.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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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가정동 콜롬비아공원에 위치한 '콜롬비아군 참전비'

6월을 보내며…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보내며 인천에 있는 콜롬비아군 참전비를 찾았다.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가 희생한 콜롬비아군의 넋을 위로하려고 건립한 것이다.

그러나 인천지하철 2호선 212 정거장 공사가 기념비 곁에서 한창 진행중이다.

기념비보다 더 높은 공사현장 크레인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5년 전부터 주한 콜롬비아 대사관에서는 인천시와 서구청 등 관계기관과 기념비 이전에 대한 의논을 해왔으나 주민반발로 중단된 상태.

인천시는 기념비 이전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만 세웠을 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해 기념행사는 공사판 현장에서 진행됐다.

콜롬비아 대사관에서는 하루속히 기념비가 이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천시에서는 루원시티 내 이전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지장물 철거공사가 주민들의 반발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콜롬비아군의 참전 약사를 살펴보자.
 
콜롬비아군 (지상군 1개대대, 함경1척)은 1951년 4월 22일 정의의 십자군으로 파한, 용전분투하다가 1955년 10월 11일 본국으로 개선한 군대이다.

콜롬비아군은 한국전에서 611명이 사상했다.

"여기 두 나라의 국민과 후손들에게 그 뜻을 전하고자 그들이 남긴 찬란한 전력과 지휘관들의 이름을 새긴다"라고 참전약사에 소개하고 있다.

1951년 4.22-55  .10, 11 -동해한 해상작전 및 함포지원 사격임무수행

1951년. 6.15. - 지상군 부산도착

1951년. 10.12-51  .0.23 - 금성지구전투

1952년. 5.10-52  . 6.21 - 400고지(금화)전투

1953년 3. 10 - 180고지(연천)전투

1953년 3.23- 53 3.26 - 275고자, 234고지(철원)전투

1953년 7.3- 54  10.26 - 유엔군 방어작전 지역(연천) 경계임무수행

1954년 10.29 - 개선귀국(지상군)


▲콜롬비아군 기념비 앞으로 지하철 공사장의 크레인이 높이 솟아 있다.

"카리브바다의 정기를 타고난 콜롬비아의 용사들!
국제연합의 깃발을 높이들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 마침내 611명의 고귀한 생명의 피를 흘렸다.
우리는 그들을 길이 기념하고자 여기에 비를 세운다".
- 1975년 9월 24일 건립 -


▲기념비 주변 모습. 삼삼오오 어른들의 화투판이 펼쳐지고 있다.


▲"쿵쾅!"거리는 공사현장의 소리가 기념비 주변을 흔들고 있다.

▲기념비에 새겨진 콜롬비아 십자군의 모습이다.

▲콜롬비아 공원입구에 버려진 가구들이 나뒹굴고 있다.

▲공원앞 아파트의 모습이다.

분리수거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온갖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이름으로 21개국에서 참전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낯선 나라에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이유 하나로 목숨을 묻었다.

자신의 청춘을 묻었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수많은 이들의 피의 희생으로 얻어진 것이다.

그 뜻을 기리고자 세운 기념비 주변 모습은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게 한다.


해마다 6월이 오면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6월 한 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뜻을 진정으로 기리는 일은 기념비 주변 환경의 작은 부분 하나라도 살뜰히 살피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6월을 보내며 한국전쟁 60년을 생각해 본다.

푸르게 심어졌던 잔디는 발길에 밟혀 사라진지 오래고, 나무그늘을 벗삼아 화투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더 이상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자.

 낯선 나라 젊은이들이 이 땅에서 치른 숭고한 희생을 기억한다면….


 

▲콜롬비아군 기념비 앞에서 찾은 희망 하나,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기념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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