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국감서 “계양산 골프장, 부적절”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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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국감서 “계양산 골프장, 부적절” 발언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9.17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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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일부 시민단체 “말만 하지 말고 신 회장 스스로 재판 끊어내야” 주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인천 계양산 골프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인천시가 지역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계양산 골프장의 계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발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신 회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정무위 소속의 신학용 국회의원(계양갑)이 신 회장에게 질의하던 도중 신 회장에게 계양산 골프장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신 회장은 “부적절하다고는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의원의 질문은 재벌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문제 등에 대해 롯데그룹이 사회적 공헌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질문과 답변들이 오가던 중 나왔다. 신 의원은 “내 지역구가 인천 계양이고 산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하루에 1만 5,000명이 등산하는 곳”이라며 “롯데가 거기에 골프장 하려는데 그걸 꼭 그곳에 해야겠느냐”고 따졌다. 신 의원은 “계양산은 엄연히 시민들 휴식 공간인 만큼 기업 이익이나 이미지 제고에 도움도 안 되고 돈 벌자고 있는 곳도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신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이미 작년에 골프를 그만둔 상태”라며 “골프장 하겠다는 부지는 내가 아니라 총괄회장(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을 말함)의 사유지인 만큼 내가 일선에 나서서 안 하겠다고 약속하기에는 부적절한 상황임을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곳(계양산)은 골프장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신 의원은 다소 환영하는 듯한 표정을 보인 뒤 “현재 인천시민의 85%가 이 골프장을 반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아버지를 설득할 거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드시 설득할 수 있다고 솔직히 자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인천시와 협의해 문제 없도록 처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다소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는 신 회장의 발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말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섰다면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재판을 스스로가 끊어내고 골프장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도록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 일각의 입장이다.
 
‘계양산시민자연공원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장정구 집행위원장은 “골프장 사업은 신격호 회장과 롯데건설, 롯데상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신동빈 회장이 이를 직접 제어해야 본인이 국감서 했던 말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라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과거에도 신 회장은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는 있었지만 아버지의 문제라는 이유로 자신은 피해간 측면이 있었다”면서 “지금 신 회장이 그룹 문제로 국감에 출석해 있다 보니 모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공식적으로 취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해야 그 말의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추진위는 지난달 인천시청사에서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롯데그룹의 상속 관련 이슈로 들썩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위해서는 본디 시민의 산이었던 계양산을 인천시민들과 이웃생명들에게 통 크게 양보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신 의원과 신 회장이 언급한 계양산 골프장의 부지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오랜 기간 각광받아 왔으나, 법적으로는 신 회장의 사유지에 해당이 된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 골프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반대 의사를 표하며 대립 중에 있는데다, 인천시 역시 환경문제로 승인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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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2015-09-18 15:31:30
인천에 300m넘는 산 딱하나 있는데 그것마져 빼서가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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