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급식지원 체계 확 뜯어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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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중 급식지원 체계 확 뜯어 고쳐야'
  • 김도연
  • 승인 2010.01.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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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칼바람처럼 차가운 '복지정책'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매서운 칼바람만큼이나 차가운 복지정책이 겨울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시리게 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아동급식사업의 대상 기준을 강화하는 바람에 지난 여름방학 때만 하더라도 무료 중식 및 석식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지원 혜택을 받는 청소년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 선택의 폭이 좁은 현실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신들의 형편이 외부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급식지원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형편이다.

그 어떤 정책보다 적극적이어야 하는 복지정책이 소극적으로 축소되고 개선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지원 대상 지난 여름보다 5천여 명 줄어

대부분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카드를 활용한 지정음식점 이용 방식의 급식지원을 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일선 기초자치단체에서 이번 겨울방학 기간 무료 중식 및 석식 지원을 하겠다고 보고한 청소년 수는 미취학 아동을 포함해 모두 3만744명이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여름방학 기간 지원했던 아동 청소년 3만5천665여 명보다 5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줄어든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에 기초자치단체별로는 중구 1천103명, 동구 1천46명, 남구 4천369명, 연수구 2천836명, 남동구 4천888명, 부평구 5천996명, 계양구 5천57명, 서구 4천405명, 강화군 905명, 옹진군 139명에게 급식을 지원한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중구 1천209명, 동구 1천652명, 남구 2천707명, 연수구 3천762명, 남동구 6천918명, 부평구 7천442명, 계양구 4천344명, 서구 6천92명, 강화군 1천409명, 옹진군 130명이었다. 남구와 계양구, 옹진군을 제외한 7개 기초자치단체의 지원 대상 인원 수가 지난 여름방학보다 줄었다.

이번 겨울방학에 급식 지원 청소년 수가 줄어든 근본 이유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올해 들어 지난해와 달리 지원대상의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 최저생계비 120% 이하로 축소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 지침에 따른 아동급식 지원 대상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 저소득계층 중 가정 사정 등으로 급식지원이 필요한 아동, 학교교사, 민간 사회복지사, 이장 통장 반장 등 아동관련 민간관계자가 추천하는 자 중 가정 사정 등으로 급식지원이 필요한 아동, 그밖에 이에 준하는 자로서 시장·군수·구청장이 급식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아동 등으로 범위가 넓었다. 그래서 취학 아동의 경우 일선 교사의 추천으로 교육청을 통해 기초자치단체에 전달되면 거의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는 기본기준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최저생계비 120% 이하의 차상위계층, 저소득계층 중 가정 환경상 식사제공이 어려워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 등으로 제한됐다.

지원 기준에 가정환경상 가정 내 식사제공이 어려워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도 포함됐지만 이 경우 학교 교사나 사회복지사, 이장·통장·반장, 시·군·구 담당 공무원 등의 추천이 없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실제로 혜택을 받는 청소년이 줄어든 것이다.

일선 기초자치단체 아동급식 지원 담당자들에 따르면 올 들어 지원 대상 범위가 축소된 것은 실질적으로 결식이 우려되는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에 맞게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결식 우려가 없는 일부 아동들도 혜택을 받는 불합리가 있었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소극적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그나마 지원 접수를 받는 동 주민센터에서는 가정환경상 가정 내 식사제공이 어려워 결식우려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추천의뢰를 통해 최대한 지원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정부 지원은 단 한 푼도 없어
 
깐깐해진 올해 아동급식 사업의 예산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그런데 정작 지원 대상 범위를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린 보건복지가족부의 예산 지원은 단 한 푼도 없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한 해 아동급식 사업 예산은 148억 원 규모였으나 올 해에는 152억 원으로 4억 원 정도 늘었다. 2009년 예산에는 인천시 82억 원, 기초자치단체 26억 원 등 108억 원에 보건복지가족부 지원 예산 40억 원이 포함됐다.

그러나 올해 예산 152억 원은 전액 인천시와 기초자치단체가 각각 82%와 18%의 비율로 부담했다.

결국 보건복지가족부는 아동 급식 지원 사업에 단 한 푼도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격이다.
이러한 정부 정책의 기준으로 올 겨울방학 기간 지원 대상인 아동 청소년들도 혜택을 받는 동시에 부담감을 같이 끌어안아야 할 형편이다.

현재 도서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급식 카드나 식권 등을 이용해 지정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식사 또는 음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배달 도시락을 이용하는 방식, 또는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 급식 지원을 받는 방식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은 도시락 배달이나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급식 카드나 식권을 이용한다.

중구, 남구,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서구, 계양구 등은 급식 카드를, 동구는 급식권을 발급해 지정 음식점을 이용하거나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급식 지원을 받도록 한다.

문제는 이러한 급식 카드나 식권의 이용이 지원 대상의 경제적 상황을 외부로 그대로 노출시켜 대상 청소년들에게 큰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기초자치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급식 지원을 신청하지 않는다고 한다. 방학 동안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신청을 하지 않는 청소년도 있지만 개인적인 환경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해 급식 지원을 신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가정에서는 쌀 등의 주식과 조리식품 등의 부식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지원 방식에 대한 개선책 마련 고민해야

한 기초자치단체 급식 지원 담당자는 "실제로 적지 않은 가정에서 급식 카드보다는 주·부식 지원을 선호하지만 복지부에서 사업의 목적이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이어서 취지에 맞지 않으니 지양하라는 지침을 내려 지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상 아동 및 보호자가 급식방법을 기피하거나, 급식을 거부하는 경우 충분한 가정환경 조사를 통해 읍·면·동 담당자가 결식의 우려가 없는지 파악하고 결식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급식방법을 유도해 급식이 지원되도록 조치하게 돼 있으나 도시락 배달도 한계가 있고 주식인 쌀이나 라면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켜 별다른 지원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원 금액도 중식만 지원받는 청소년의 경우 1일 3천500원으로 한정돼 있어 음식 선택의 폭이 적다. 그나마 연수구의 경우는 지난 여름방학부터 자체 지원으로 500원을 더해 1일 한 끼에 4천원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학교 담임교사가 추천을 하면 다시 일선 동 주민센터에서 통장 등의 인력을 활용해 실태 조사를 하거나 직접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별도의 과정을 거쳐 급식 지원 대상이 되는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도 개선해야 할 큰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급식 지원 사업은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을 위한 복지사업인 만큼 좀 더 적극적인 의지와 사고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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