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다는 것
상태바
익숙하다는 것
  • 서진완
  • 승인 2016.11.23 0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 뜨거웠던 플로리다 그리고 디즈니에서의 스릴 넘치는 하루!

서진완 인천대 교수(행정학)는 지난 2013년 1월 3일부터 2014년 1월 2일까지. 365일 간의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왔다. 중·고등학생이던 두 아이와 아내까지. 온 가족이 함께 1년이란 시간을 붙어 있었다. '24시간 365일'을 꼬박 함께 여행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감정들의 기록을 <인천in>의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키웨스트 ⓒ 서진완
 
마이애미에 도착하여 공항을 나오자 뜨거운 바람이 불었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해 렌트카 회사에서 예약해 둔 차량을 인수했다. 배낭을 정리하는 일을 맡은 큰아이가 준비가 다 되었다고 손짓을 했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뜨거운 햇살이 작렬한다. 얼마 만에 온 플로리다인가! 

Sunshine State, 그 많던 동물은 어디에... 



키웨스트로 향하던 길 ⓒ 서진완

공항을 빠져나와 큰 몰(Mall)을 찾았다. 내비게이션을 구입하고 아내가 사용하던 노트북을 점검했다. 노트북의 하드드라이버에 문제가 생겨서 결국 새로운 노트북을 구입하기로 하고 자료는 새 노트북으로 옮겨달라고 맡겼다. 한국에서와 달리 이곳에서는 이런 사소한 부탁도 모두 비용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청구되었다. 키웨스트(Key West)를 다녀와서 노트북을 찾고 에버글래이드(Everglade)국립공원을 본 다음 올랜도(Orlando)로 가기로 결정했다. 

키웨스트로 가는 길은 마이애미 남쪽으로 약 160㎞ 떨어져 있는 플로리다군도(Florida Keys) 서쪽 끝에 위치한 섬으로, 이곳까지 4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체인으로 이어지듯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미국에서 보면 최남단의 항구도시이며 쿠바와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키웨스트라는 섬 자체보다도 그곳까지 가는 동안 펼쳐진 특이한 풍경은 이곳을 찾는 중요한 이유가 되는 곳이다. 이곳까지 가는 길 양편으로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멋진 풍경 때문에 드라이브 장소로 제격이다. 

특히 펠리컨이 많이 서식했던 기억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오는 동안 펠리컨을 볼 수 있다고 자랑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펠리컨이 자취를 감춰버린 듯 보이지 않았다. 하늘은 높고 햇살은 너무나 뜨거웠고 잠시라도 차를 세워 경치를 구경하노라면 쉽게 지쳐버릴 정도로 습기가 많고 더웠다. 결국 에어컨을 틀어놓은 차 안에서 경치를 구경했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직접 집필했고, 그 소설의 배경무대가 되기도 한 그의 집을 찾았을 때도 섬 주변을 구경할 때도 아이들은 지쳐서 더 이상 차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바깥의 경치를 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광경들이 이어지면 차를 세웠다. 비린내가 코를 자극하고 이곳에서만이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아이들은 관심이 없다.




헤밍웨이의 집(위)과 에버글래이드(아래)에 도착했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제대로 구경하긴 힘들었다. ⓒ 서진완

에버글래이드 국립공원은 내가 강력하게 추천한 곳이다. 북미대륙에서 가장 넓은 아열대 환경보존지역으로 197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으며, 1987년에는 람사르(Ramsar)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우선 국립공원입구에서 1년 회원권(80달러)을 구입했다. 미국여행을 계획한다면 국립공원 이용권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아이들과 공원안내소에 들러 작은아이에게 국립공원여권을 사주었다. 미국에서 아이들과 여행을 계획한다면 국립공원여권을 구입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이 여권에는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시설에 대한 정보가 소개되어 있고, 해당 공원을 가면 기념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일종의 관광여권이다. 이곳은 악어, 거북이, 플로리다 사자 등 야생동물들이 자연 상태로 그대로 서식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정된 도로와 트레일을 제외하고는 함부로 들어가면 위험하다. 

공원에 들어서면 호수에 악어와 거북이, 그리고 각종 어류들이 서식하는 곳에 나무로 다리 통로를 만들어 호수 위를 걸으면서 볼 수 있다. "악어가 어디있어요?" 그렇게 많이 보였던 악어들이 오늘은 고작 한 마리의 어린 악어만 보일 정도다. 그것도 겨우 찾았다. "많았었는데.." 최남단 플라밍고(Flamingo)까지 갔지만 이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직접 보지 못했다. 푹푹 찌는 더위와 습한 공기, 그리고 모기떼의 출몰로 인해 차안에 에어컨을 켜고 경치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쾌적한지 절실하게 느끼면서 공원을 빠져나왔다. 

 
불꽃놀이와 우주왕복선의 감동

올랜도로 올라오면서 더위는 더 심해졌다. 바깥에 나가면 뜨거운 열기 때문에 너무 힘이들었기 때문에 에어컨 안에만 있어야 했다. 작은아이는 숙소 내 수영장에서 한낮 내내 나오지 않았다. 큰아이도 동생과 수영을 즐기는 사이에 아내와 나는 슈퍼마켓에 가서 아이들에게 줄 과일과 먹을 것, 그리고 앞으로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했다. "앗! 뜨거!"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안은 한증막이 따로 없고, 의자는 뜨겁다. 수영장에서 돌아온 작은아이는 물안경을 쓴 부분을 제외하고 전부 다 새까맣게 탔다. "판다 같아!" 



디즈니랜드의 매직 킹덤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신이 났다. ⓒ 서진완

아침부터 분주해졌다. 아내는 일찍 일어나 오늘 먹을 간식과 점심을 준비했다. 오늘 디즈니월드에 가면 개장하는 9시부터 밤 11시 끝날 때까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내는 할 수 있는 한 준비를 많이 하려고 했다. 매직 킹덤(Magic Kingdom)으로 들어가자 아이들은 신이 났다. 공원안내지도를 펼쳐들고 아이들은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부터 선택했고 아내와 나는 아이들이 선택한 대로 따라갔다. 

스릴이 있는 일부 놀이기구의 경우는 평소 큰아이가 겁을 내서 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한번 타보겠다는 용기를 보였다. "재미있어요!" 오빠가 먼저 나서자 평소에도 좋아하는 작은아이는 더욱 신났다. 함께 떠들고, 고함을 지르면서 타다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탈 수 있는 모든 놀이기구를 탔다. 아이들이 앞서서 볼 것들을 찾는 동안 아내와 나는 힘들게 따라가야 했다. 옛날과 확연히 달라진 체력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쉴 곳을 찾고 싶은데, 그늘이 있는 곳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다. 미처 보지 못했던 곳과 타지 못한 것들을 다시 한 번 챙기면서 공원 전체를 몇 번이나 걸어 다녔는지 모른다. 다리도 아프고 힘이 들었다. 

"노이슈바인슈타인성!" 신데렐라성 앞에서 펼쳐지는 야간 퍼레이드 이후 펼쳐진 영상쇼는 단연 압권이었다. 이 성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영상쇼는 참신하고 창의적이었다. 이어서 지금까지 기다였던 바로 그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와~ 짱이다!" 칭찬에 인색한 큰아이는 엄지손가락을 연신 치켜들었다. "진짜 볼만하네요!" 지금까지 많은 불꽃놀이를 보았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놀이공원에 가면 기구 타는 것을 겁내기도 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고 조심스러워했던 큰아이, 놀이공원을 너무나 가고 싶어 했지만 지금까지 많이 가지 못해서 우리가 항상 미안해  했던 작은아이가 오늘은 이곳에서 마음껏 놀았다. 큰아이도 오늘 하루만큼은 동생과 신나게 놀았다. 나도 평소에는 놀이기구를 타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모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케네디우주센터 ⓒ 서진완

하늘 저편으로 먹구름이 잔뜩 몰려있고 그 사이로 케네디우주센터(Kennedy Space Center)가 보였다. 이곳에서 우주선이 출발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아이들에게 특이한 이곳 지형을 설명해주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 생각했다. 타이터스빌(Titusville)에 예약한 숙소에 들어갔다. 수영장을 보자 아이들은 신이 나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직행했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너무나 뜨겁다. 아이들은 내가 풀로 들어가자 더 신이 났다. 좀처럼 같이 수영을 하지 않던 아빠가 갑자기 예고도 없이 나타나 물장난으로 나를 환영해주었다. 

미국으로 들어온 이후 아내도 나도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숙소를 예약하는 것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도, 주차를 하는 것도, 그리고 식당을 찾는 것도 쉬워졌다. 이미 이곳에 익숙한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예측 가능한 이곳 시스템도 그 이유가 된다. 게다가 아이들도 각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스스로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마음이 편해진 탓에 책도 눈에 들어오고, 더 여유가 생겼다. 

케네디우주센터는 지난 50년간 미국의 우주과학기술이 진전하는 동안 우주인들이 보고, 느끼고, 생활했던 것을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센터 내 셔틀버스가 출발할 즈음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창 너머로 우주선을 발사했던 발사대와 우주선을 조립하는 조립시설, 그리고 우주왕복선이 착륙하는 활주로 등을 둘러보았다. 우주선 아폴로, 새턴로켓, 우주인들이 사용했던 의상과 달에서 채취했다는 암석, 우주인들이 남긴 비행일지 등은 우주개발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이곳에 투자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했다. 

"와~" 아내와 아이들은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를 직접 눈으로 보았다. 우주왕복선의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난 후, 음향과 조명, 그리고 영상효과에 의해 극적인 순간에 실제 우주왕복선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게 한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극적인 순간으로 펼쳐졌다. "내용을 이렇게 전달하니까 훨씬 좋네요!" 아이들은 우주정거장 내부에도 들어가 보고, 우주왕복선과 관련한 갖가지 장비와 기록물, 그리고 관련 자료 등을 보았다. 우주왕복선과 같은 모양의 시뮬레이터를 타고 실제 발사부터 지구궤도에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했다. 작은아이가 가장 밝았다. "생각보다는 괜찮네요!" 겁많은 큰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해주고 싶다.

 
재즈가 뭐죠?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즈 ⓒ 서진완

고속도로를 타면서 많은 시간을 아내와 아이들과 여행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도 하고, 함께 음악도 듣는다. 서로 듣고 싶어 하는 음악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서로 다투다 우리들로부터 야단을 맞기도 하고, 삐쳐 있다가 다시 떠들고 웃고, 이런 일들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생긴다. 이런 사소한 것들 조차도 큰 즐거움이다. 아내와 나는 이럴 때면 항상 우리 품안에서 아이들이 장난치고 싸우고 떠들고, 서로 이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를 타고 가는 시간 그 자체도 너무나 소중할 수밖에 없다. 정말 재미있다. 살아가는 것이... 그러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나는 아내와 둘이서 얘기를 할 때가 많다. 때로는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를 쳐다보면서 말 없이 운전대만 잡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도시에서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바쁘게 살아왔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지난날들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한다. 내가 없어도 그곳은 잘 돌아가고, 그렇게 나의 존재를 생각하면,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자문한다. 이것은 여행을 시작하면서 계속 우리 부부가 붙잡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뉴올리언즈는 재즈의 고향이야!" 아내의 말에 재즈가 뭐냐고 아이들이 궁금해했다. 뉴올리언즈는 루이지애나주의 최대 도시로 도시 대부분의 지역이 해수면 보다 낮고 저습한 삼각주로, 홍수나 허리케인의 피해를 자주 입어 왔다. 2005년 8월 29일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도심의 80%가 물에 잠겨 천 명이 넘는 사상자와 백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바로 그 지역이다.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지금도 도시 곳곳에 프랑스의 영향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재즈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있는 곳이다. "아마 어딘가에서 재즈를 연주하는 분들이 있을거야!" 

시내로 들어가자 슈퍼돔이 보였고, 고풍스러운 거리가 있는 지역으로 들어갔다. 미국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세인트루이스성당에서 종이 울렸다. 프렌치쿼터(French Quarter)에 들어서자 상상하고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의 거리가 보였다. 좁은 거리의 곳곳에는 오래된 석단이나 가도 등이 남아 있고, 2층에 발코니를 가진 프랑스풍의 모습이다. 거리의 상점에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도 보였다. 중심거리는 차량의 통행을 막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거리의 재즈연주자들이 멋진 재즈를 연주하고 있었다. 재즈연주를 끝까지 듣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최선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은 보기가 좋았다. 물론 음악은 더 운치가 있었고 듣기에 부담이 없어 좋았다.  "어떠니?" "......." 아이들은 재즈 자체에 관심이 없다. 아내와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아서 이렇게 서 있는 이 순간이 행복했다. "우리라도 즐겨요!" 

우리나라와 비슷한데요?
 



산세가 완만했던 스모키마운틴은 우리 가족에게 시원한 바람과 상쾌함을 선사했다. ⓒ 서진완
 
스모키 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국립공원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공원안내소에 들러 기념도장을 찍고, 지도와 기본적인 정보를 얻었다. 지도를 보고 아이들은 도로를 따라 정상까지 갔다 돌아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스모키 마운틴은 위도상 한국과 비슷한 위치에 있기 때문인지 우리네 산처럼 완만하다. 미국 동부에서 가장 큰 보호 구역 중 하나로 동물과 식물의 거대한 다양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했지만, 눈 앞에 펼쳐진 산세는 평범하다. 에어콘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습도도 적당하고 시원한 바람마저 불어와 상쾌했다. 냇가에 차를 세웠다. 아이들과 함께 발을 담구었다. 오랫동안 물속에 머무를 수가 없을만큼 물이 차가웠다. 시린 발을 움직이며 누가 오래 머무를 수 있는지 내기를 했다. 햇살이 비치는 바위에 모두 앉았다. "아~ 좋다!" 모두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느꼈던 피곤함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한동안 물에 담구었던 발의 시원한 느낌이 계속 되었다. 비염으로 힘들어하던 큰아이는 편안해졌다. 아내가 말했다. "얘야, 넌 습기 많고 더운 곳에는 살지 마라!" 


세난도 국립공원 ⓒ 서진완

버지니아주 경계를 넘어 스카이라인길(Skyline Drive)을 통해 블루릿지(Blue Ridge)산맥에 위치해 있는 세난도(Shenandoah)국립공원으로 들어갔다. 해발 1,000m 정도에 위치한 스카이라인 길은 고층건물에 살고 있는 도시민들이 쉽게 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만들어진 도로라는데 남북으로 무려 156km에 이르고 있다. 아내와 나는 이전에 이곳에 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전망 좋은 이곳 드라이브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곳에 곰이 살고 있어!" 아이들은 키 웨스트와 에버글래이드에서 그렇게 많다던 펠리컨과 악어를 보지 못했던 터라 내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저기, 곰이잖아!" 숲이 우거진 도로를 따라가다 눈앞에 어린 곰 한마리가 길 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조금 전까지 아이들은 이곳에 곰들이 서식한다는 나의 말을 반신반의 했었는데, 눈앞에 바로 그 곰이 서 있는 것이다. 물론 어린 곰이지만 검은 곰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는 안내서에 나와 있던 바로 그 곰이었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모두들 차에서 내려 길가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곰을 보았다.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다시 아래방향으로 움직이는 곰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았다. "진짜!" 모두들 기분이 좋아졌다.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이곳에서 어린 곰이 잘 자라기를 바라면서 다시 차에 올랐다. 하늘에 구름이 많아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시 곰을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달리는 동안 계속 창밖을 주시했다. "찾아봐, 어딘가 있을거야!"

<정리 = 이미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