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빈집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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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빈집 어디까지 왔나?
  • 윤현위
  • 승인 2017.10.10 08: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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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빈집의 사회과학 -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얼마 전 KBS에서 '빈집 쇼크'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다. 주택부족에 따른 주택공급이 지상과제인 우리나라에서 빈집이라는 용어는 어쩌면 어색할 수 있겠다. 사실 도시에서 빈집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이제 그 수가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실체적으로 느껴질 만큼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전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인구절벽에 이르게 하고 이런 현상은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서 먼저 발생한다. 우리사회보다 새로운 사회현상이 먼저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일본에서는 마쓰다 후루야의 저서 ‘지방소멸’과 같이 지방도시와 동경도 주변의 인구감소와 그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빈집은 인구절벽의 공간적 결과이다.
우리나라의 도시 그리고 인천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300만 인구를 자랑하는 인천이지만 인천의 모든 지역에서 인구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인구가 정체되고 다소 감소세에 있는 동구와 남구에서도 빈집의 증가세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빈집의 위험성에 대해서 최근 중앙지와 지방지 구분 없이 많은 보도들이 있었다.

 


 

오늘은 현재 기준의 빈집 관련 통계와 최근에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빈집 관련 연구들을 중심으로 인천의 빈집현상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인구주택총조사 상에서도 빈집에 대한 항목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 수치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약 100만 호 정도의 빈집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 중에 약 6.5%에 해당되는 비율이다. 인천에는 47,402호의 빈집이 있다. 인천에 있는 주택 중에서 5% 정도에 해당된다. 이 정도면 주택시장에서 결코 작은 수치라고 할 수는 없겠다. 2018년 2월부터 빈집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다. 도시재생뉴딜에서도 빈집의 관리는 중요한 지점에 있다. 빈집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지역들은 도시 쇠퇴도가 심화된 지역임을 반증하며 이들은 확산될 가능성 또한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기존에 구축된 자료로는 빈집 자체에 대한 현황 파악은 물론 쇠퇴지역을 구분하기가 불가능하다. 빈집특별법에 의하면 빈집은 1년 이상 방치되거나 이용되지 않는 주택을 의미하나 비어있는 현재 자료는 1년 이하 혹은 1년 이상으로만 구분되어 있다. 빈집이 비어있는 사유는 대부분 이사나 미분양과 같은 쇠퇴현상과는 다소 무관한 사유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단독주택의 경우 매매나 미분양이 아닌 일시적 이용과 폐가인 비율이 높고, 비어있는 기간도 1년 이상인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는 점에서 오래된 단독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빈집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문제는 원도심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의 경우 미분양에 따른 빈집사유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이 결과 또한 주목해볼 만하다. 미분양은 주택수요와 주택공급의 미스매치를 의미할 수도 있고 과잉공급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추가적으로 연구를 더 진행해봐야 확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심증으로만 말한다면 아파트 밀집지역 중에서 주변 지역 혹은 인천 전체 평균보다 월세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이는 미분양의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필자의 전공은 부동산학이 아니니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가운데 미분양에 대한 다른 견해가 있으시거나 전문가가 있으시면 좋은 의견을 부탁드린다. 다시 빈집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 빈집 관련 데이터는 빈집의 파손 정도도 파악하고 있는데 자료에 의하면 파손 정도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파손이 없는 비율이 높다. 다만 향후에는 파손에 관한 세부적인 조항이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에는 유리창이 깨진 경우, 깨졌는데 방치한 경우, 나무나 종이로 가린 경우 등의 세부적인 빈집 데이터를 구할 수 있다. 아직 미세한 차이기인 하지만 단독주택이 ‘반 이상 파손’의 비율이 다른 주택에 비해서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의 자료들은 필자가 통계청상에서 자료를 추출하여 가공한 결과물이다. 인천발전연구원에서는 아직 빈집 자체를 연구하진 않았으나 인천시의 내부자료를 이용하여 빈집을 언급한 연구보고서는 있다. 2016년 인천발전연구원에서 발간한 ‘인천 원도심 저층주택의 노후화 실태와 대응방향’에 보면 인천의 빈집은 모두 2,534채로 집계되어 있다. 통계청의 결과와는 약 20배 차이가 나는데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주택을 세는 기준이 서로 다른데서 기인한 듯하다.

 

통계청의 경우 주택의 단위를 가구 단위로 집계하여 통계자료를 작성하는데 인천시에서 작성한 자료는 물리적 주택 한 개 동을 주택의 단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천시의 빈집 자료에 따르면 동구의 빈집이 814호로 가장 많고 남구는 730호, 부평은 672호로 다른 구들에 비해서 다소 많게 나타난다. 폐·공가는 일반지역보다 정비구역에서 훨씬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빈집이 단순히 쇠퇴의 결과물로 보는 인식에 다른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동구, 남구와 부평구는 기본적으로 쇠퇴한 지역들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정비구역이 많다. 문제는 2000년 이후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구역 중에서 대부분은 실제 재개발 혹은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정비지구로 지정된 후 실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 기간에는 개별 주택의 수선과 정비가 일정 부분 제한된다. 정비지구에 해당되는 지역에 빈집이 많다면 자연스런 쇠퇴의 결과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구가 해제된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인천에는 2000년 이후부터 정비지구를 무리하게 지정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는데 정비지구의 과도한 지정이 오히려 지역의 쇠퇴에 악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의 오래된 연구주제이기도 하다. 최근 도시행정, 도시계획, 건축학 등 도시와 지역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빈집연구가 2015년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례지역으로 인천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소개한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재성·유다예가 2017년 한국도시지리학회지에 발표한‘빈집의 물리적 실태와 위해성 수준에 따른 빈집 유형 분류’라는 연구를 살펴보면 남구 숭의동 일대에 빈집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시 빈집 현장조사 대상지역 및 빈집 유형 분류 결과

출처: 이재성·유다예(2017)

 

중구 도원동 일대의 빈집


지도에 나타는 남구청 주변의 숭의동은 일제강점기 대화토지구획정리사업이 진행되었다. 이는 인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도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역사에서 초기에 진행된 지역이다. 그 만큼 주거지역이 형성된 역사가 길다. 따라서 빈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도원역 건너편에도 빌라들 사이에 공가로 표시되어 있는 집이 있다. 여러 차례 보수한 흔적이 있는 이 주택은 1940년 인천에서 최초로 지어진 부영주택이다. 현재로 하면 인천도시공사에서 만든 주택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빈집은 단순히 오래되고 낡은 집 이외에 역사적인 측면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동구 만석동 일대의 빈집


현재 인천시에서는 빈집 관리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별 구들도 자체적으로 빈집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빈집은 단순하게 비어있는 주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원인과 결과를 면밀히 파악해야 하며 그 이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그래야 도시의 쇠퇴에 적절한 대응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빈집과 관련된 일련의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빈집에 대한 조사가 기본적으로 우선되어야한다. 빈집이 가운데서 역사성이 있는 부분은 보전해서 우리나라 단독주택 혹은 주거생활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파손 정도가 심하지 않은 빈집들은 공공에서 지역의 문화활동이나 창업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고민되어야한다. 현재도 청년들과 문화예술인들에게 빈집이 제공되고 있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는데 인천에서도 이와 같은 고민과 실천들이 지역의 실정에 맞게 적절히 진행되기를 바란다. 단순히 오래된 집이니까 철거해야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도시는 ‘생각보다가 아니라’ 매우 복잡한 구성체이기 때문이다. 빈집 조사와 건축자산 조사는 분명히 만나는 지점이 있다.

참고문헌
유재성·이다예, “빈집의 물리적 위해성 수준에 따른 빈집 유형 분류, 한국도시지리학회지, 20(2), 1-13.
이왕기, 2016, 인천 원도심 저층주택의 노후화 실태와 대응방향, 인천발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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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7-10-11 10:10:54
빈집이 왜 생기는지 좀더 연구와 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면, 남구 용현3동의 경우는 재개발지역으로 진행되다가 중단된 상태로 여러 복합적인 문제들이 있다. 이에 집을 고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빈 집으로 남겨놓고 타지역으로 떠난 사례들이 많다. 또한 투기 목적으로 서울 사람들이 집을 사고, 재개발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무책임한 부분도 있다. 집은 사는 사람들에게 권리를 주는 것이 맞다.
살면서 아끼고, 호흡도 같이 할 때 집은 생기가 돋고 살아나는 것이다. 그러나 투기의 목적으로만 생각하는 집들이 어떻게 살아 남을 수가 있단말인가?

빈집을 정비하고 관리하기 전에 먼저 그 집 주인이 누구이고, 어디에 살며, 왜 빈집으로 남겨놓았는지 조사가 먼저 되어야 한다. 집도 사람과 똑 같이 관심과 관리를 해야만 자기의 멋을 풍길 수 있는 무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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