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미 여러 차례 반복해서 현재의 재개발방식으로 오래된 지역을 재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왔다. 오늘은 그 중심에 있는 송림동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송림동은 인천에서도 아주 오래된 동네이다. 송림이란 지명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지명이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이미 사용되던 오래된 지명으로 원래는 현재의 금창동과 송현동도 포함하는 지역이었으나 두 동이 분동된 이후 현재의 영역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송림동은 유독 개발지구로 지정된 지역이 많은데, 2001년 수도국산이 개발된 이후에 재개발이 송림동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인천에는 구도심 재개발보다는 신도시개발이 더욱 더 활발했다. 달동네의 열악함은 수도국산이 더 시급한 상황이었고 2000년 이후 경제자유구역과 검단신도시 조성 등 새로운 지역을 개발되면서 송림동의 재개발은 뒤로 미루어졌다. 2000년 초반이 지정된 송림동의 개발지구 중에서 실제로 개발이 이루어진 지역은 딱 두 곳뿐이다. 현재 송림동에 개발된 지정된 지구를 정리해보았다.
<그림 > 송림동 일대 주요 정비구역
<그림 > 송림동 일대 정비사업 구역도
송림동에서 재개발이 실제로 진행된 지역은 송림4거리에 있는 풍림아파트와 휴먼시아뿐이다. 나머지 10곳은 아직 공사를 못하고 있다. 재능대학과 송림4동의 공장지대를 제외하면 송림동은 전체가 정비구역이다. 10년 이상 공사가 진행되지 않자 이제는 뉴스테이로 전환된 지역도 세 곳이나 된다.
뉴스테이는 도화지구처럼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지역이지만 도화동과 송림동은 상황이 다소 다를 뿐만 아니라 뉴스테이사업의 기본적인 성격은 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사의 편의와 이익보장이 강화된 것이지 원주민의 재입주나 주거권이 보장된 정비사업이 아니라는 거듭 강조하고 싶다.
<그림 > 송림동의 주택유형
건축물대상을 보면 송림동에는 모두 7,726호의 건물이 있다. 이 중에서 용도가 주택으로(물론 주택으로 지정된 용도에서만 사람들이 거주하지는 않는다) 지정된 건축물은 약 2,200호 정도 된다. 이들 중 대부분은 단독주택이 많고, 상당수는 지어진지가 수 십 년 된 집들이다.
인천에서 단독주택이 이렇게 밀집되어 있는 지역도 드물 것이다. 아마도 주안2·4동을 제외하면 이제 인천에서도 단독주택이 중심이 된 지역도 거의 없다. 오래된 집들에는 대부분 노년층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송림2동은 필자의 본 칼럼에서 지적한대로 인천에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 지역을 아파트로 재개발한다면 다시 들어와서 거주할 수 있는 가구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 소형 주택인 이 지역에서 보상문제와 재입주 문제에서 많은 이익을 받을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며 이들을 위해서 건설사와 대등한 수준의 정보력으로 싸워줄 공공디벨로퍼가 아직 우리나라엔 그리고 인천엔 없다.
<그림 > 송림동의 주택건축연한
이제 인천에서 단독주택의 비율은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모두 아파트에 살 수 없다. 그리고 인천이 모두 아파트로 바뀌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청라, 논현, 검단 그리고 송도 모두 아파트들로 잔뜩 채워져 있다. 이제 오래된 주거지역을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밀어버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시간을 두면서 주거환경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다 같이 고민해 봐야한다.
1970년 송림동의 전체인구는 7만이었다. 현재는 3만이 채 되지 않는다. 피난민들이 모여들어서 만들어진 동네가 두 세대 정도 이어지다가 이제는 새로운 인구를 유입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것은 아파트를 짓지 않아서라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우리는 송림동을 수도국산처럼 그냥 박물관에서만 만나야한다. 동네가 사라지는데 도시재생이 될 리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