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연두 방문, '발전소반대 비대위'와 비공식 면담
박남춘 인천시장(사진 왼쪽)과 허인환 동구청장이 23일 동구 연두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동구청
박남춘 인천시장이 23 진행한 동구 연두방문과 관련해 동구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역의 가장 큰 논란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문제와 관련해 당초 주민들이 면담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연두방문에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23일 인천시와 동구청은 ‘상생협력과 시민소통’ 차원에서 박 시장의 맞춤형 연두방문을 진행했다. 시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주요사업지의 현장방문을 통해 시와 구의 정책을 공유하고, 현장에서 실시되는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생생한 지역여론을 수렴하는 차원이었다.
이날 박 시장의 공식적인 방문 일정은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을 시작으로 동일방직 인천공장, 삼미물류 인접 해안과 괭이부리카페 등이었다.
이 자리에서 허인환 동구청장은 박물관의 증축 필요성을 설명하며 시 소유부지인 송현근린공원에 위치한 수도국산박물관의 증축 합의와 증축사업비를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동일방직 인천공장에서는 공장부지를 시에서 매입해 전문 영상촬영 스튜디오와 각종 공연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시설로 확충하고 낙후된 공업지역 이미지 탈피와 문화관광 자원 확충으로 인천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어 삼미물류 인접 해안의 산책로 조성사업지로 이동해 해안친수공간 조성과 작약도 개발사업의 연계성 및 동구와 중구로 이어지는 해양관광벨트 구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도심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박 시장은 괭이부리카페로 자리를 옮기면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던 주민들로부터 제지를 받았다가 일행이 겨우 말리면서 진입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만석·화수부두 어민 및 인근 지역 주민 10여 명과 함께 부두 활성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거첨도 수리조선단지 대체부지 확보를 통한 조선소 이전과 만석부두 활성화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미지정지역 용도지정, 부두 주변 난개발 방지 건의, 3.1운동 기념공원 건립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의 이날 공식적인 일정에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논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박 시장은 주민 반발을 의식한 듯 당초 예정에는 없었던 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등 주민들과 약 15분여 시간을 쪼개 비공식적인 면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발전소 건립 문제와 관련해) 면담을 못잡았던 건 이미 지난 2017년 산자부 허가를 받은 상태여서 이를 뛰어넘어 제지할 만한 해결책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점은 감안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다만 박 시장은 “주민들께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주셨고 반발도 심한 것으로 파악된 만큼, 그래서 민-관 협의체를 만들었던 것”이라며 “그 안에서 우리 시도 노력은 최대한 해 보겠다”고 다독였다.
그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대체에너지 사업은 탈원전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미세먼지 개선을 위한 화력발전 줄이기에 좋은 사업이라는 인천시의 정책적 시각엔 변함이 없다, 발전소 건립 절차에는 하자가 없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던 바가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오늘 논의된 현안사항과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주민 불편을 줄이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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