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 4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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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 4단계
  • 은옥주
  • 승인 2020.04.22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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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 가족의 세상살이]
(101)은옥주 / 공감심리상담연구소 소장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꽃들이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반긴다. 마음 속에 있던 한가닥 우울함을 단숨에 씻어 줄 만큼 선명하고 밝은 색상은 감동을 준다. 가까이 다가가면 한 송이 한 송이가 저마다의 모양으로 곱지만 멀리서 무리지어 피어있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오밀조밀 모여 피어있는 꽃들을 보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다르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오밀조밀 모여 피어있는 꽃들
오밀조밀 모여 피어있는 꽃들
오밀조밀 모여 피어있는 꽃들
오밀조밀 모여 피어있는 꽃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한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다른 모습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면, 서로 사랑하며 살고 싶어하는 “본능적 욕구”를 갖게 된다. 누구도 혼자서 고립하여 살 수 없으며, 관계 속에 있어야 마음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가 있다.

 

에드워드홀(Edward. T. Hall)은 인간관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에 대해서 4단계의 정의를 내린 바 있다. 1단계는 친밀한 거리(0-46cm)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만나는 것이다. 스킨쉽이 가능하고 친밀감이 깊은 부모자녀 관계, 형제 등으로 자기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사적 공간을 갖게되는 것이라고 한다.

 

2단계는 개인적 거리(46cm-120cm)로 경계심이 없는 친한 친구나 직장 동료와의 거리로 카페나 식당 등에서 차나 식사를 같이 할 수 있고 아주 사소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관계이다.

 

3단계는 사회적 거리(120cm-360cm)로 테이블을 앞에 두고 조금 떨어져서 공적인 이야기를 하는 거리이다. 주로 업무적인 일이나 지극히 사무적인 일을 주고 받는 관계이며, 정서적 친밀감이 배재되고 이성적인 판단과 서로의 목적을 위해 만나는 관계의 거리이다.

 

4단계는 공적거리(360cm 이상)로 주로 연설이나 강연 등을 통해서 만나는 관계를 말한다. 이런 관계를 통해서 배움을 얻거나 정보를 주고 받거나 상호작용이 아닌 주로 한방향의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관계적 거리를 말한다.

 

가깝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반가운 사람은 만나 밥을 같이 먹고 차를 마시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음이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다소 서먹했던 관계도 마음의 벽 허물어지며 어느새 10년지기처럼 친해지기도 한다.

 

요즘, 아주 괴상한 바이러스가 출현한 후로 우리들의 관계에 이상 징후가 생겼다. 이제 직장은 재택근무로 바뀌고 각종 친밀감을 위한 모임은 취소되었다. 학교도 수업이 중단되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고 마음 놓고 사람을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단절되고 답답해졌지만 역설적으로 나와 나의 관계는 훨씬 더 가까워졌다. 혼자서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먹던 밥도 천천히 씹어서 맛을 음미하며 먹게 된다. 또 소리없이 변화하는 자연을 바라보며 사색하기도 하고 좀 더 내 몸과 마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1, 2단계의 친밀감을 누릴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기회에 스스로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면 이 시간은 의미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와 자연과의 관계도 좀 더 돈독히 하고 또 분주함으로 잊어버린 소중한 사람들을 찾아 전화나 인터넷으로 정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또 다시 행복한 일상을 되찾으리라는 기대로 마음이 상큼하다.

 

나와의 거리
나와의 거리
나와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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