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교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
온라인 교육기반 확충, 온·오프라인 병행 프로그램 개발 등 나서야"
2020년 상반기 전국 평생교육기관들의 최대 관심사는 온라인 교육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시설이 페쇄돼 오프라인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각 교육기관은 대안으로 온라인 교육을 모색했고, 지난 5월 14일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개최한 온라인 교육 간담회 ‘2020 평생교육 정담회 및 웨바나’는 온라인 평생교육에 대한 여러 시사점을 제시했다. 이 온라인 간담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박선경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전략사업실장으로부터 온라인 평생교육의 의미와 목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알아보았다. 박선경 실장은 현재 전국시도평생교육진흥협회 사무국장직도 맡고 있다.
먼저 저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하 경기진흥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온라인 활용방안에 대한 과업이 있어 이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공공기관은 시설폐쇄는 물론 예산 변경도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그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어요.
다행히 저희 경기진흥원에는 온라인 평생학습을 위한 내부 인적·물적 자원이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전문 인력(프로듀서)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생교육 전공자로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직원들이 있습니다. 부서 간, 직원 간 협업을 통해 이미 온라인 콘텐츠 5개를 제작·배포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대 강대중 교수님과 공공 평생교육기관이 계속 이렇게 문 닫고 있을 수는 없으니 몇몇 평생교육사들이라도 화상회의를 하자 라는 이야기를 나눴고, 내부의 인적·물적 자원과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온라인 회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 교수님과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기획에 돌입했죠.
무슨 내용을 다룰 것인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누가 할 것인지,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 이 행사를 통한 기대효과가 무엇인지 등을 토의하고 계획안을 수립했습니다. 먼저 전국 공공 평생교육기관의 운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지를 만들고 17개 시·도 평생교육진흥원과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의 협조를 받아 169개 평생학습도시와 75개 교육청에 배포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평생교육사협회를 통해 홍보와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 동시 접속자가 224명으로 확인되었고, 현재 웨비나 시청 횟수가 2,034회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성껏 준비하고 고생한 것을 아시는지 전국의 평생교육사를 비롯한 관계자 분들이 함께 참여해 격려해주셨고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운영진들은 ‘진짜 간절한 문제였구나’라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첫발을 떼 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나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라이브방송에 함께 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반복해서 시청하며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요. 이번 웨비나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에는 전국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전문성이 있는 패널 분들의 사전 준비 등의 요인도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협의회 등을 통한 강한 연대와 네트워크가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17개 시도진흥원 중 15개 진흥원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중 사업계획을 변경해 운영한 사례가 73.3%로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 주요 변경 내용으로는 ▲온라인 사업 전환이 53% ▲사업 연기 및 미추진이 31% ▲비대면 전환(서면회의 등)이 11% ▲기타(사업량 조정 등) 5%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예산을 반환한 진흥원도 있었는데요, 반환 예산은 주로 행사성 사업비였습니다.
두 번째,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운 점으로는 ▲모든 사업의 중단 ▲지침 부재 및 연기, 취소 등으로 인한 업무과중, ▲온라인 시스템 부실 및 부재, ▲학습의지 저하 ▲평생교육 강사들의 생계 난등으로 응답하셨습니다.
세 번째, 당면 문제점은 하반기 업무량 증가 및 실적 부담, 단시간 내 학습 환경 보완 한계, 공모사업 기관들의 운영 및 정산 문제, 학습자 참여저조, 네트워크 느슨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네 번째, 포스트 코로나 실천 전략으로는 ▲온라인 교육 기반 마련(학습체계 구축, 매뉴얼 개발, 시스템 구축 등) ▲온·오프라인 병행 프로그램 개발 ▲비대면 콘텐츠 서비스 수혜대상 확대(특히 디지털 취약계층, 중장년 및 노년층에 대한 수업방식 보완, 소외, 차별, 불편 현상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을 꼽아주셨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론을 강의합니다. 그런데 이 수업은 모둠을 구성하고 함께 토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인데 16강을 온전히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정말 교수도 학생도 너무너무 힘들고 어렵습니다. 저도 강의 경력이 20년이 넘는데,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다보니 한계가 느껴질 때 고민이 많습니다.
분명 비대면 교육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저희도 빨리 대응해야 함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교육의 내용, 대상, 기대 효과에 따라 그 운영방법에는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들이 함께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평생교육 현장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공정한 기회제공, 즉 격차해소입니다. 그런데 아직 학습자들 간에 온라인 학습장비에 대한 격차, 수업적응 격차 등이 심한 게 현실입니다. 이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교육적 대책을 마련하고 사전 준비교육 등을 선행 한 후 비대면 교육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비대면 교육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한번 생성한 콘텐츠는 시공간을 초월해 누구나 활용가능하며 반복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목적과 목표, 대상 기대효과 등이 명확한 차별화된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픈 재미요소는 100전 100패입니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냐, 지식전달이냐, 지혜전수냐, 생활기술 습득이냐, 시민성 함양 및 실천이냐 등 정확한 방향 정립을 통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웹으로 하는 세미나를 처음 시도해봤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낯설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법도 방향도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저희들 스스로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과정이 어려웠죠. 한편으로는 공공 평생교육기관 종사자로서 책무성과 사명감을 수행한 것 같아 성취감도 있었고 감동도 컸습니다.
저에게 이번 웨비나의 성과 및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면 그 답은 ‘네트워킹’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직원 간, 부서 간, 그리고 기관 및 시설, 지역, 평생교육 관계자 등과의 연계와 연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획, 현황 조사·분석, 웨비나 설계, 패널 구성, 시설 공유, 홍보마케팅, 웨비나 운영, 결과 공유 등 모든 과정이 배움이었습니다, 감사와 감동이었고 기쁨과 보람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시·도 평생교육진흥원 뿐만 아니라 공공 영역의 평생교육기관들은 공공재원으로서의 평생교육적 책무성을 다하기 위해, 그리고 평생학습이 지역사회의 현안과 성장에 기여하는 기제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 점검을 심층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 복지관, 도서관, 여성회관, 청소년 수련관, 대학 평생교육원, 민간기관 및 단체 등이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시·도 평생교육진흥원, 시·군·구 평생학습관, 그리고 향후 읍·면·동 평생학습센터까지 평생교육 법적 전담기구들은 학습 연결망을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고 실천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구심체 역할에 중점을 두는 기관으로 거듭 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평생교육사 여러분들은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끊임없이 도전하시고 정진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열악할지라도 전국 17개 시·도 평생교육진흥원이 지혜를 모아 나가면 위기를 기회로,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