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광장에서 지난달 23일
인천시와 인천YWCA 공동 주관으로 열린 '나눔장터' 모습.
취재: 이혜정 기자
봄을 맞아 주부들의 숙제 중 한 가지는 집안 대청소다. 날씨 탓, 바쁜 탓으로 미뤘던,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 베란다에 수북히 쌓인다. 봄을 맞아 버릴 건 버리고 깨끗하게 집안을 정리하고 싶다. 하지만 버리기에는 아깝고, 두자니 지저분한 물건들을 이웃과 다른 물건으로 바꿔쓰면 어떨까.
최근 IMF시절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 운동 차원에서 시작된 후 인천에도 중고품을 교환할 수 있는 나눔장터들이 늘고 있다. 집안에서 쓰지는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싼 값에 사고팔고, 불우이웃도 함께 도울 수 있는 새봄맞이 장터들을 알아보자.
○ 인천YWCA, '2011 자원순환 녹색 나눔장터'
대부분 벼룩시장이 자생적으로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계획적으로 들어서기도 한다. 지난 9일 개장해 오는 10월까지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2011년 자원순환 녹색 나눔장터'가 대표적이다.
녹색나눔장터는 시민들이 평소에 사용하지 않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의류, 도서, 잡화류 등 재활용 가능 물품들을 직접 가져나와 판매·교환하는 자원순환형 나눔장터이다.
녹색나눔장터에서는 1인당 최대 80점까지 팔 수 있고 이익을 챙기려는 대규모 상행위는 금지된다. 특히 수익금은 자발적으로 기부해 저소득층 자녀, 지체장애가족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2005년 시작된 이래 7회를 맞는 녹색나눔장터는 올해부터 매월 다양한 운영테마를 정해 색다른 장을 선보인다.
부대행사로는 헌옷 재활용 인형만들기, 원두찌꺼기를 활용한 신발탈취제 만들기, 전통떡 만들기, 뻥튀기 체험 등 체험행사와 공정무역마당(커피, 초코렛), 전통떡만들기, 뻥튀기체험, 옷,구두수선 코너, 기후변화인식캠페인, 폐휴대폰 수거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신청은 미리 나눔장터 홈페이지(www.happynaum.com)로 신청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접수가능하다. 문의는 인천YWCA(032-424-0524)로 하면 된다.
○ '창영동+배다리, 다~살림 벼룩시장'
동네 주민 잔치를 겸해 구도심인 배다리를 활기차게 만들기 위한 재활용 장터가 열리는 곳. 지난달 26일부터 매달 넷째주 토요일에 배다리 '산업도로 풀섶공터'에서 열리는 '창영동+배다리, 다~살림 벼룩시장'가 대표적이다.
이 벼룩시장은 이 일대 주민과 작은 상점주인들이 직접 쓰던 물건이나 만든 물건, 식품 등을 가지고 나와 판매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하다. 시장은 1.5mx1.5 공간에 나만의 작은 가게를 열 수 있고, 물건이 많지 않을 경우 '무인판매대를' 이용해 팔 수도 있다. 인근 주민들 자체적으로 바둑, 장기, 보드게임 등을 갖고 나와 놀이마당을 열고 노래, 악기 연주, 동화읽어주기 등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창영동+배다리, 다~살림 벼룩시장'은 지역 주민들 스스로 재활용의 지혜를 나누는 동네잔치 장터이다.
참가문의: 010-7389-0857, 다음카페 cafe.daum.net/dasalim
○ 각 구별 나눔장터
몇몇 일선 지자체에서는 이웃 간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고 건전한 소비생활 정착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중고물품을 직접 주민들이 판매·교환하는 장터도 열고 있다. 이 장터는 큰돈을 쓰거나 많은 준비를 하지 않고도 아이들에게 경제 관념이나 노동의 가치를 가르칠 좋은 기회를 준다.
남동구는 지난달 24일 오후 1시~4시 구청 체육광장에서 '2011 남동구 자원순환 나눔장터'를 열었다. 남동구청이 주최하고 인천여성회관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5월 25일, 9월 24일, 10월 22일 등 총 4회에 걸쳐 운영된다.
장터에서는 개인·단체장터, 어린이장터, 먹을거리 좌석을 운영하고, 재활용품을 이용한 화분 만들기, 어린이 환경골든벨, 다문화 여성을 위한 다양한 가게, 환경도서 전시회, 재활용 분리배출 체험관 등 행사가 선보인다.
특히 청소년들의 장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 내 초·중고생들에게 자원봉사시간을 인정해준다.
행사 신청은 매회 행사 전날까지 남동구청 홈페이지(www.namdong.go.kr)에서 하면 된다.
부평구청은 나눔장터를 통해 주민 환경교육과 어린이 경제학습 체험을 할 수 있는 건전 소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11년 상반기 부평 나눔장터'를 지난달 23일을 시작으로 5월 14일(토), 풍물축제기간(5월25일~29일), 6월 25일(토) 등 상반기 총 4회 부평구청사 광장에서 연다.
주 판매품목은 의류, 신발, 도서(참고서) 등 생필품류 재활용품과 수공예품이다. 신제품 등 상업적 상품은 절대 판매할 수 없다.
장터가 열리는 2주 전부터 전화(☎ 509-6630) 또는 방문접수(부평구 자원순환과 재활용팀 )를 통해 개인과 동호회 150개팀, 단체 10개팀을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 정부 물품도 사고파는 장터
중구 신흥동3가 정부물품재활용센터에서는 인천지방조달청이 수도권 정부 산하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던 사무기기와 가구 등을 수집해 수리한 뒤 일반에 판매하는 장터가 열린다.
이곳에선 공공기관 중고물품, 기업체와 금융기관 등에서 나온 사무용 가구, 가전제품 등을 팔고 있다. 가격은 제조 시기와 상태, 크기 등에 따라 다양하지만 시중 중고물품 가격보다 30∼50% 저렴하다.
구매한 상품을 쓰다 고장이 나면 센터에서 구입 후 6개월까지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이점이 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판매수익은 절반은 국고로 귀속되고, 나머지는 센터를 운영하는 위탁업체에 수수료로 지급된다.
정부물품재활용센터는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동네 주민과 소상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창영동+배다리 다(多)~ 살림 벼룩시장' 두 번째 장(4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