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안 작은 미술관, 도든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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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안 작은 미술관, 도든아트하우스
  • 강영희
  • 승인 2020.07.21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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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희 작가의 미술산책 - 중구 신포로 도든, '그림이 들어있는 집'

'일요일 오후 2시 미술산책'은 배다리 '마을사진관 다행'에서 진행하는 '2020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 미술수업 부록'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예술가(김선희 - 서양화가)의 안내로 인천의 다양한 전시공간과 작가, 작품 그리고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 해당 작가의 예술세계를 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접점을 통해 대중과 예술가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어렵고 낯설게 느낄 수 있는 전시와 전시공간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작가의 안내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작가의 작업실'을 통해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해를 가져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마련되었다. 

'도든' -  그림도圖+든다, 들다'로 '그림이 든 집' 그리고 집을 손보며 앞마당을 돋우었는데 이를 함께 담은 이름이라고 한다.
'도든' - 그림도圖+든다, 들다'로 '그림이 든 집' 그리고 집을 손보며 앞마당을 돋우었는데 이를 함께 담은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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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든아트하우스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90)
@도든아트하우스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90 / 인천개항박물관 앞 )

일요일 오후 2시, 도든아트하우스

느긋하게 늦잠을 자고 늦은 아침을 먹고나면 나른해지고 지루해지는 시간, TV를 보거나 인터넷 검색이나 sns를 하며 느리게 보내는 일요일.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그 시간을 낯설고 새로운 외출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장마철, 엄청난 폭우를 예상하는 가운데 첫 산책모임이 어찌 될 지 걱정스러웠다.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듯한 습한 기운과 무거운 공기를 느끼며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동인천역 대한서림으로 나와 학생문화예술회관과 삼치골목을 지나, 자유공원길을 오르려다가 언덕 골목을 택해 걸었다. 주황색 능소화와 나리꽃이 흐드러지고, 익숙한 골목들 속에 조금씩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중구청 앞길ㅡ 바그다드 카페 다음 골목길에 들어서니 하얀 글씨의 '도든'이 눈에 들어왔다. 종종 다녔던 길인데 그 낡은 집이 이렇게 변해있었다. 

정원같은 갤러리 안마당.

 

'미술산책' 이끔이 김선희 작가가 제안해준 첫 산책의 목적지는 개항로 오래된 건물들이 있는 골목에 위치한 '도든아트하우스'다. 

인터뷰 전 둘러본 공간은 제 집 가꾸는 정성 가득한 손길이 느껴졌다. 정성스레 가꾼 정원이며, 어느 방이었거나 거실이었을 공간이 느껴지는 하얀 갤러리룸, 작은 방과 거실이 있었을 2층 카페공간에도 화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색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창구 관장은 골목안의 역사, 건물의 시간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컨셉으로 원래의 주택 공간을 그대로 살렸는데 각 공간을 이어주는 계단과 문, 통로의 느낌이 퍽 인상적이었다.

화가이자 미술교사였던 이창구 관장은 10년 전부터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갤러리를 하리라 마음먹고 곳곳을 다니며 자리를 물색했는데, 6년 전 이 집과 인연이 닿아 구입해두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해 30여년의 학교생활을 정리하고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 갤러리만 하고 싶었는데 다양한 조언들에서 갤러리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려우니 최소한의 운영을 위해 카페 겸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직접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진행해 지난해 12월 마무리하고 올해 1월 문을 열었다.  

@7/11~20까지는 '그림으로 쓴 詩'라는 기획전이 진행된다.
@1층 갤러리 창 밖에는 개항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1층은 갤러리 전용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개관 후 쉬지 않고 계속 전시를 이어왔다. 개관기념식을 가지려고 했으나 올해 초 터진 '코로나19'로 개관식은 갖지 못했지만 언제든 찾아가면 작품이 걸려있는 공간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달에 3번, 10일마다 한번씩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개관 첫 전시는 옛집을 그대로 살려만든 갤러리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정크아트전으로 진행했다. 젊은 작가를 응원하는 전시 등도 진행했으며, 새로운 전시공간을 응원하고자 새얼문화재단에서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엔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우느라 화가이면서도 전시 한 번 해보지 못한 큰 형님의 전시를 하게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층은 카페공간으로 꾸며졌는데 작은 방, 큰 방, 거실, 야외 테라스가 각각의 모양과 색깔로 구성되어 있어 공간마다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

 

사실 필자가 이 공간이 생긴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18개월 정도 두문분출한 상황에서 적지않게 달라진 신포동이며 개항로의 풍경. 오랜만의 발걸음이 닿은 곳이 멋진데 이런 공간이 지속하기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런 마음에서 이창구 관장에게 몇가지 물음이 이어졌다.

 

@도든아트하우스 관장 이창구
@도든아트하우스 이창구 관장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전시' 

이창구 관장은 자신만의 컨셉으로 이야기가 담긴 전시를 구성하고, 작품을 판매하고, 이를 작가와 나누는 전용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속하기 어렵다는 공통적인 의견에 따라 카페를 운영하게 된 것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는 걸 느꼈다.

시민들도 쉽게 발을 들여놓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시민들도 낯설은 것을 만나는 시도Try를 해보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혔다. 이제는 많은 시민들이 그러한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익숙함을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또 인천시나 각 구행정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에 있어서 정책을 만드는 것 뿐만아니라 그 실행의 과정에도 관심있는 시민들의 개입이 없으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비평도 더했다. 

 

@사진_김선희
이창구 관장, 김선희 작가@사진_ 이위정

조금 더 가까이 예술작품과 예술가를 만나는 방법은 맞닥뜨려보는, 만나는 것이다. 묻고 답하는 과정이 풍성해질수록 예술도 성숙하고 시민도 성숙해지는 게 아닐까. 

 

<도든아트하우스>

 커피향과 함께 미술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갤러리. 작가와 미술작품을 편히 만날 수 있는 카페,  엽서그림 같은 개항장풍경을 바라보며 정담을 나눌수 있는 갤러리카페.     
☆ 여는 시간   •평일:AM11:00~PM8:00     •휴일:AM10:00~PM9:00    *월요일 휴관
☆ 위치 : 인천시 중구 신포로 23번길 90  인천개항박물관 앞    
☆ 문의 : 032-777-5446    https://blog.naver.com/ddah0909

 

<일요일 오후 2시, 미술산책>

월 1회 진행됩니다. 문의 010-7389-0857 / https://www.facebook.com/hanjeom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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