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고교에서 학생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조작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온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14일부터 25일까지 인천 85개 고교를 상대로 2008~2010년 3년간 학생부 자료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학생부 조작은 73%인 62개 고교에서 1484건이 정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학생부 정정 건수는 1∼3건이 36개교, 4∼14건 15개교, 15건 이상은 11개 고교이다. 학생부를 고치지 않은 곳은 23개교에 불과하다. 인천지역일반고는 물론 특목고에서도 학생부 조작은 일반화된 것이다.
학생부를 가장 많이 고친 학교는 ㅅ고교로 211건에 달했다. 이어 학생부 조작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인천 외국어고가 194건, 영종도에 있는 특목고인 ㄱ고교가 133건, 인천의 대표적 사립학교인 ㄷ고교도 61건이다.
또한 자신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의 학생부를 동료 교사에게 부탁해 조작 의혹을 받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강화 삼량고에서도 8차례에 걸쳐 학생부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 입시에서 당락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자료인 학생부는 학생들의 진로지도상황,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이 주로 고쳐졌다.
ㄱ고교는 한 학생의 학생부를 ‘수학영역이 우수한 반면 국어 및 외국어 영역이 약한편이어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한 것을 ‘수학영역이 우수한 반면 언어 및 외국어 영역이 다소 취약한 면을 보였으나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꾸준히 노력할 결과 성적이 우수하고 장학생으로 선정됨’으로 정정됐다.
또 ㄴ고교는 독서활동상황에 대해 많은 책을 읽고 독후감도 좋았다는 내용을 추가했으며 ㄷ고교는 ‘학업성적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음’, ‘학업성적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꿈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여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됨’이라고 바꿨다.
시 교육청은 10건 이상 학생부 조작이 심한 11곳(사립고 8곳)을 감사 의뢰했으며 11일부터 감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단식 농성까지 하며 학생부 정정 기록을 확보한 인천시의회 노현경 의원은 시 교육청이 학생부 조작을 축소, 은폐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10건 이상 조작된 고교는 16곳인데 5곳을 제외한 것은 교육청이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는 교육청이 고교 학력 향상을 위해 심혈인 기울인 특목고와 사립고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