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저승사자》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평범한 빵》
《가드너 다이어리》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김원영, 사계절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어떤 시기에는 정상성의 범주에서 밀려난 존재가 된다.’ 책을 읽다가 숨이 턱하고 막히는 문장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한 번도 생각을 하지 못했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것, 그러니까 무지하고 무관심한 자신을 대면할 때 말이죠.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랬습니다. 정상과 비정상, 연민의 대상, 치유와 교정의 영역이라는 인식에 갇혀 있습니다. 사이보그라는 주제로 장애와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기술의 가능성이 아닌 '정상'이라는 갇힌 인식을 넘어설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하는 책입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식물 저승사자》, 글 정수진 그림 박정은, 지콜론북
집에만 오면 죽는 식물, 어떡하면 좋을까. 혹독한 겨울을 보내며 어서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마음 또한 흐렸다가 맑았다 합니다. 봄이 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요. 책방 앞에 작은 나무 화단을 정리하는 일과 집안에 들여놓았던 화분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겨울을 잘 버텨낸 반려식물들의 햇빛바라기가 시작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빈 화분에 심을 반려식물들을 꽃시장에서 데려올 참입니다. 저 또한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섭니다.
《식물 저승사자》는 ‘집에만 오면 죽는 식물, 어떡하면 좋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식물가게를 운영하는 저자가 식물과 함께하면서 시들거나 죽는 이유를 공유하며 차분하게 원인과 대책을 짚어주는 식물 에세이입니다. 박정은 작가의 그림과도 잘 어우러져 식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납니다. “내 손길만 닿으면 식물이 죽는다” “우리 집은 식물과 인연이 없어” “또 식물을 죽일까 봐 겁이 난다”는 주변 분들을 많이 봅니다. 관계, 마음가짐, 태도는 사람뿐 아니라 식물과의 교감에서도 필요하지요. 봄을 맞이하기 전에 《식물 저승사자》를 먼저 만나 보시면 일상이 좀 더 싱그러워지지 않을까요? 동거식물과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긴 김은진 작가의 《동거식물》도 함께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열림원
김이듬 시인이 ‘책방이듬’을 운영하며 겪은 여러 에피소드, 그리고 그 일상에서 발견해낸 시적 사유와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어느 날 문득 그는 습관처럼 이끌려 다녔던 ‘책방’이라는 공간에 격렬한 충동을 느낀다. 주변에서 작은 동네서점은 반드시 망하리라 만류하지만,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뜨겁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기분을 잃어버리고 살까 봐” 자신의 계획을 강행한다. 그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사람으로 치유되는 경험을 하며, 책방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이 같은 위로를 나누어주고자 한다.
1부 <책방에서 나의 방을 생각하다>에서는 ‘책방이듬’에 관련한 이야기, 2부 <그녀의 입술은 따스하고 당신의 것은 차거든>에서는 ‘관계’에 관련한 이야기, 3부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화해하는 밤이>에서는 올바른 삶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 관해, 4부 <우리는 만나 다른 사람이 된다>에서는 우리의 삶에서 시와 문학이 기능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방’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관계’, 그리고 ‘문학’이라는 소통 방식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환대의 공간으로서의 ‘책방’을 일구고 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평범한 빵》, 종종 글 그림, 그린북
당신이 빵이라면 어떤 빵일까요? 근육이 울퉁불퉁한 크루아상일까요? 형광빛 장식이 뿌려진 화려한 도넛일까요? 달콤한 시럽과 과일로 덮힌 따뜻한 핫케이크일까요?
그중 하나라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여기저기 흔하디흔한 식빵에 가깝죠. 하하! 웃프지만 팩트. 하지만 식빵만큼 유용한 빵이 어디 있으려구요.
어찌 보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빵은 사실 식빵이잖아요. 나이를 먹고 자라면서 나답다는 것을 남과 다른 특별함에서 찾으려 하게 됩니다만, 사실 평범한 것도 자랑스러운 나다움이잖아요. 아주 대부분 우리들의 나다움~!
◇ 우공책방 추천도서 : 《가드너 다이어리》, 국립수목원 지음, 지오북
그렇게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이즈음에 관심이 가는 책은 식물에 관한 책입니다. 마당이나 베란다에 있는 식물에 관심을 두고, 올해는 어떻게 가꿀지 계획을 세우게 되죠. 《가드너 다이어리》는 ‘사계절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는 실전 노하우’라는 부제를 달고 어떻게 식물을 잘 가꿀지에 대해 실질적으로 알려줍니다.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해 누구나 식물 가꾸기에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데 손색이 없습니다.
‘가드너를 위한 실전 다이어리’도 있어서 연간계획표, 월별캘린더, 가드닝일지, 식물관찰노트까지 있어서 식물을 키우면서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저 책으로서 보는 역할을 넘어 나만의 가드닝북을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이 책과 함께 올해도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면서 일상에 활력을 넣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