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막내의 뜰》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앞으로 필진 3기까지 3교대로 매주 소개합니다.
◇ 우공책방 추천도서 : 《잃어버린 것》, 숀탠 글·그림, 사계절
여기저기 봄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따스한 봄볕 아래서 문득, ‘잃어버린 것’이 생각나진 않습니까?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아니면 강아지나 고양이일 수도 있습니다. ‘잃어버린 것’,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잃어버릴 수도 있었고, 내가 의도해서 잃어버릴 수도 있겠죠. 잃어버린 대상은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다 잊혀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두고두고 마음 한편이 아리고 쓰라립니다.
바쁘다고 많은 것을 놓치면서 살기 십상인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이 스치고 놓친 ‘잃어버린 것’을 관찰하고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애틋해하면서 함께합니다. 어른들은 너무 바빠서, 할 일이 많아서, 위험해서, 지저분해서 ‘잃어버린 것’을 제대로 못 봅니다. 아이의 눈으로, 그 눈높이로 우리 주변에서 ‘잃어버린 것’을 눈여겨보면 어떨까요? 산지사방에 봄빛이 무르익는 그 어디쯤, 그 어느 시간에 내가 ‘잃어버린 것’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이혜민, 900km
분주한 출근길 갑자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거지?” 의문이 들 때가 있지요. 그 의문이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니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날도 있구요. 그러고 보면 우린 이 짧은 인생을 늘 불안하고 고민하며 소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학업, 취직 등 사회가 규정한 단계를 거친다고 해서 고민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새롭고 낯선,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우리를 괴롭히죠. 불금이라고 마냥 즐겁지 않은, 고민 많은 사람을 위해 이 신간을 추천해요.
출판사 900km는 세상이 정해둔 정답을 따르는 대신 자기답게, 자기만의 결대로 살아가는 요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진득히 소개하고 있어요. 이번엔 젊은 것들이 각자의 방식과 결로 먹고사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작은 용기, 영감을 얻고 싶은 분들께 좋은 이야기보따리를 펼쳐낼 겁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막내의 뜰》, 강맑실 쓰고 그림, 사계절
소년기엔 소년의 삶, 청년기엔 청년의 삶, 노년기엔 노년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때마다 이전 시기와 이별하며 곧장 위로만 한 마디씩 성장하는 모습이 대나무 같다. 그런가 하면 청년이 되어선 소년이었던 자신을 끼고 살고, 노년이 되어선 유년의 자신을 끼고 사는 나이테 같은 사람도 있다. 쑥쑥 성장하며 높이를 성취한 대나무 삶이 부럽기도 하지만, 언제까지나 어리고 여린 나와 깨작대고 부대끼며 사는 나이테 삶엔 스스로가 납득할만한 알리바이가 충만하다. 책장을 열자 갑자기 내 유년의 안녕이 궁금해졌다.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정연철 지음, 위즈덤하우스
혹독한 성장통을 겪는 열일곱 살 겸이의 성장 소설이자 가장 외롭고 힘든 순간에 찾아온 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겸이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오랜 세월 가족을 방치한 아빠에 대한 원망으로 웃는 얼굴에 속마음을 감춘 채 살아간다. 그러다 이사 간 집에서 낡은 시집을 발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겸이는 이사 간 집에서 낡은 시집 하나를 발견한다. ‘기형도’라는 시인이 누구인지도, 시를 어떻게 읽고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그 시집에서 발견한 <엄마 걱정>이라는 시 하나가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당시 엄마가 했던 말의 의미가 그대로 전달된다. 그날 이후로 시를 읽고 쓰면서 절대 낫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음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간다.
이 책에는 주인공 겸이가 읽고 위로받은 시이자, 작가가 오랜 세월 곁에 두고 읽어 온, 유치환, 기형도, 이상, 김기림, 백석, 김소월, 함민복, 안도현 등 보석 같은 시인들의 시가 들어 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권정민, 문학동네
식물의 시선으로 관찰한, 매끈하지 않은 우리 삶의 뒷면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잠시, 주변에 눈길을 줘 보셔요. 사무실에도, 집의 베란다, 화장실, 카페, 쇼핑몰에서도 식물을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에게 선물로 받았을 수도 있고, 꽃집을 지나다 맘을 빼앗겨 데려왔을 수도 있습니다. 일상에 파묻혀 어느 순간 그 존재를 잊게 됩니다. 잊힌 존재가 되었지만, 식물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무심한 듯, 다정한 모습으로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었다지요.
궁금한 것이 많은 당신, 잘 맞지 않는 곳에서도 꽤 버티는 당신, 우리(식물)처럼 숨 쉬고 싶은 당신, 가끔 많이 힘들어 보이는 당신을 위해 지켜보며 애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으니까요”
이제는 대신 식물의 안부를 묻습니다.
“당분간은 걱정 없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