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 5개 도서 방어를 전담할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이하 서방사)가 창설된 15일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서방사는 백령도, 연평도 등 서북 5개 도서의 방어를 전담하기 위해 해병대 사령부가 모체인 육ㆍ해ㆍ공군 합동참모부로 편성됐으며 이날부터 공식적인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
서해 5도 지역에 살면서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비롯한 남북간 긴장 국면을 숱하게 경험한 주민들은 서방사 창설이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연평도 주민 장종일(35)씨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창설된다고 해도 실제로 남북 간 무력 충돌 등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 의문이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시 주민들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불안이 해소되기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백령도 주민 홍남곤(44)씨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발생 이후 한쪽에서는 이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겠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인프라를 구축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데 이런 것은 엇박자나 다름없다"며 "서해 5도를 매개로 삼아 보여주기식 행정을 일삼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라고 꼬집었다.
연평도에 사는 조순애(47.여)씨는 "주민들에게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마음에 남은 상처를 치유하는 게 급선무"라며 "군사력을 일부 증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주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군사적 요충이면서도 대표적 안보 취약지인 서해 5도에서의 방어력을 강화하겠다는 군의 이런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도 물론 없지 않다.
백령도 군 부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임익봉(60)씨는 "백령도 일대 안보가 취약한 건 사실이므로 방어력을 높이는 데에는 환영한다"며 "북한은 갈수록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영토에서 군사력을 보강하고 있는데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평도에서 꽃게잡이에 종사하는 선주 박재복(43)씨는 "서해 5도에는 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갖다 놔도 입지 조건이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에는 환영한다"며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은 북한 측에 싸움을 거는 게 아니라 서로 공격하지 말자는 의지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군이 서방사를 창설하기 앞서 북한도 최근 서해 NLL에 인접한 황해도 고암포에서 공기부양정 60여척을 배치할 수 있는 대규모 해군기지 조성 공사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 간 긴장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