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면 예산 소진되는데 지급 중단, 하향조정 등 아무런 언급 없어
10% 유지는 2,000억원, 5% 하향조정은 1,000억원의 추가 예산 필요
유정복 당선인의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인천e음 캐시백 문제와 관련해 박남춘 현 시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인수위는 15일 “박남춘 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인천e음 캐시백 10% 유지 공약을 내세워 시민을 우롱했다”며 “인천시는 올해 인천e음 캐시백을 상반기 10%, 하반기 5%로 결정하고 예산을 편성했는데 시정 최고 결정권자인 박 시장이 이를 알면서도 10% 유지 공약을 내놓은 것은 시민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수위는 또 “민주당은 선거기간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당선되면 캐시백이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처럼 거짓 선동으로 시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민선 8기 유정복 시정부는 e음카드의 전통시장·골목상권 사용 시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문화·청소년·맘·교통분야 등 다양한 컨텐츠 확대 등의 공약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7월이면 캐시백 예산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캐시백 지급을 중단할 것인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10%를 유지할 것인지, 캐시백 비율을 하향 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처럼 유정복 당선인 인수위가 박 시장을 맹비난하자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면 당연히 추경 편성을 통해 캐시백 10%를 유지했을 것”이라며 “시의 예산 사정상 본예산에 사업비 100%를 담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고 이럴 경우 불용액, 집행 잔액, 기존 예산 삭감, 지방세 수정 전망 등 여러 방식을 활용해 추경에 추가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 일자리경제본부는 지난 13일 인수위에 인천e음 현황을 보고하면서 5월 말 기준 캐시백 예산 2,427억원(국비 727억원, 시비 1,700억원) 중 1,790억원(78%)이 집행됨으로써 7월 중 예산이 소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시백 지급을 중단할 것이 아니라면 10%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2,000억원, 5%로 낮춘다면 약 1,000억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시는 시민 혼란과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역외 소비 감소와 역내 소비 진작,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원 등 인천e음 도입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캐시백 비율 하향조정, 가맹점 매출액 기준 캐시백 비율 조정, 혜택+가맹점 확대 등의 다양한 방안을 인수위와 논의키로 했다.
이러한 방안은 지난달 전환사회시민행동과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제안한 캐시백 5~2% 재구조화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전환사회시민행동 등은 인천e음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10%인 캐시백을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은 5%, 30억원 초과는 2%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캐시백을 낮추는 대신 혜택+가맹점을 2만여 곳으로 확대하기 위해 월 한도 500만원 범위에서 캐시백 2%(월 10만원)를 지원하는 사업자카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혜택+가맹점은 점주가 자신의 부담으로 고객들에게 3%, 5%, 7%의 추가 캐시백 혜택을 주는 것으로 4월 말 현재 7,799곳에 머물고 있다.
시는 서구와 연수구 10%를 최고로 구의 지원 여부에 따라 비율이 달랐던 인천e음 캐시백을 2020년 1월부터 4%로 하향 통일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하자 10%(월 50만원까지, 50만~100만원은 1%, 100만원 초과는 0%)로 높였다.
시가 캐시백을 4%로 하향한 것은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됐고 구간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대안으로는 혜택+가맹점 확대,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이 거론됐다.
인천e음 캐시백이 10%로 환원되면서 연간 투입 예산은 ▲2020년 2,140억원(국비 663억원, 시비 1,477억원) ▲2021년 3,434억원(국비 1,436억원, 시비 1,998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0%를 유지할 경우 4,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 캐시백 지급 비율은 2020년 7.2%(결제액 2조9,520억원), 2021년 8.3%(결제액 4조1,556억원)로 10%에 못 미치는 것은 월 50만원 초과 사용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캐시백 10%를 유지하면 결제액이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돼 실제 지급비율로 8%를 잡을 경우 연간 4,0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시 관계자는 “인천e음 캐시백 지급을 중단할 것이 아니라면 10% 유지든, 4~5%로의 하향 조정이든 빠른 시일 내에 정책 결정을 내리고 추경을 통해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을 놓고 인수위와 신속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