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고 20회' 정계 진출 유독 많아... 국회의원 4명, 시장, 시의회 의장·부의장, 구청장 등 배출
고교 동기 동창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합을 맞추게 되면서 ‘제물포고 20회 졸업’ 정치인들이 지역 정치권의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인천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유 시장과 허 의장은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 사이다. 이들은 1973년 중구 제물포고에 입학해 1976년 졸업한 제물포고 20회 동기 동창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고교 졸업부터 45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친구 사이로 만났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인천 시정을 책임지는 시장과 ,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 의장으로 만났다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유 시장은 앞서 민선6기 인천시정부를 이끌 때도 동기 동창 시의회 의장과 합을 맞춘 적이 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7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지낸 제갈원영 전 의원이 그 주인공으로, 그 역시 제고 20회 졸업생이다.
이렇다 보니 제고 20회 출신 인사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장·시의회 의장만 놓고 봐도 한 기수에서 벌써 4차례(재선 포함)나 당선자가 배출됐고, 다른 선출직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황금 기수’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제고 20회 졸업생 면면을 보면 정계 진출자가 다른 기수에 비해 유독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제고 출신 전직 국회의원 14명 중 4명(28%)이 20회 졸업생에서 나왔다.
이들 중 1명은 유정복 현 인천시장이다. 그는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진출한 후 관선 김포군수, 민선 김포시장 등을 거쳐 김포시에서 3선(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인천 남동구을 지역구서 2선(15·17대)을 지낸 이원복 전 의원은 제고 20회 출신 국회의원 중 정계 진출이 가장 빨랐다. 그는 198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후보 비서역으로 정계에 입문해 1988년 민자당 중앙위원 등을 거쳤다.
김동완 전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관,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등을 지낸 후 충남 당진에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 전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현 김태흠 충남도지사에 고배를 마셨다.
김제식 전 의원은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찰에 오래 몸을 담다 변호사로 전업하며 정계에 진출, 충남 서산·태안군 선거구 보궐선거(19대)에 당선됐다.
구청장 당선자도 나왔다. 2선 구청장을 지낸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다. 졸업 후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민선 2·3기 인천시의회 의원을 거쳐 민선 5·7기 연수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3선에 도전했으나 이재호 현 구청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안병배 전 인천시의원도 제고 20회 출신이다. 그는 제8대 인천시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중구청장 후보로 나섰으나 경선에서 같은 당 홍인성 전 구청장에게 패했다.
이같은 면면으로 제고 20회 졸업생은 동문들 사이에서도 정계 진출자가 유독 많을 뿐 더러 국회의원, 인천시장, 인천시의회 의장·부의장, 구청장 등 이력도 화려한 기수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제고 20회 한 졸업생은 "정계로 진출한 동기 졸업생들이 많아 동문들 사이에서는 20회가 유별난 기수로 알려져 있다"며 "동기 동창인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협력하고 견제하는 관계를 잘 유지해 시민들이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는 시정을 펼쳐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