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광 창업주 심명구를 기억하다… 탄생 100주년 추모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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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 창업주 심명구를 기억하다… 탄생 100주년 추모 전시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9.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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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까지 선광미술관서 전시
추모전시에는 100여 종의 서적이 전시되고 있다.

㈜선광의 창업주인 금병(錦屛) 심명구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추모 전시가 선광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시간을 건너 당신에게로’라는 주제로 9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두 달간 선보인다. 심우현 선광미술관 관장을 중심으로 심 회장의 3세들이 직접 전시를 준비했다.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온 서적 100여 종이 전시된다.

전시는 ㈜선광을 국내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키운 심명구 회장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준비됐다. ▲1부 ‘인천항 현대하역업의 선구자’ ▲2부 ‘심명구 회장의 꿈, 헌신’ ▲3부 ‘금병(錦屛) 심명구’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특히 3부는 상설 전시로 운영된다. 앞으로 전시물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며, 유물 보존을 위한 수장고도 마련할 계획이다.

심명구(1922~2008) 회장은 1948년 4월 ‘선광공사’를 창업해 1994년 경영에서 물러날 때까지 인천항 하역업의 현대화와 항만 생산성 발전에 매진했다. 2002년에는 인재양성을 위해 ‘선광문화재단’을 설립했다.

 

 

3부  ‘금병(錦屛) 심명구’는 상설전시로 운영된다.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하다

추모전시는 9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선광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은 시간을 건너 인간 심명구의 삶을 반추한다.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인 ‘시간을 건너 당신에게로 가고 싶은’ 안에는 심명구 회장을 알고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그리워하는 마음과 심명구 회장 스스로 자신의 선조들을 기려온 이야기가 교차한다.

심명구 회장의 선조들은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지금까지 가보로 내려오는 각종 서적과 문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그들이 지킨 서적과 문서가 오늘날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었다.

특히 심지원(1593~1662)과 심돈영(1809~1859) 두 인물에게 주목해 전시자료를 선보인다. 심돈영의 개인 시문을 모아 엮은 ‘저졸’은 보고용으로 작성된 ‘연행록’과 달리 정치적 요소가 개입되지 않아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심우현 선광미술관 관장은 “작가로 활동하면서 다른 기업의 60주년 전시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며 “저희 할아버지도 굉장히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지신 분이라 언젠가 기념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1부 ‘인천항 현대하역업의 선구자’에 전시된 연표

■인천항과 함께하는 선광의 역사

1부 ‘인천항 현대하역업의 선구자’는 선광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선광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연표를 통해 선광의 성장과정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74년간 인천항과 함께한 선광은 1948년 4월 ‘선광공사’로 시작됐다. 항만하역업 등 사업을 확장하고 1961년 ‘주식회사 선광공사’로 개편했다.

현재 인천신항에서 선관신컨테이너커미널(SNCT)을 운영하며, 선광은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1/3을 처리하고 있다.

또한 영광의 순간을 기록한 수많은 기사와 상장 등이 전시됐다. 심명구 회장은 1988년 지역인사들과 인천의 언론을 만들기 위해 인천일보 창간을 주도했으며, 인천지방법원 가사조정위원, 인천 경영자협회회장, 인천시정자문위원장, 인천시체육회 부회장 등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묘지다툼에 관한 각종 자료

■금병 심명구 회장이 남긴 번역본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해야하는 부분은 2부 ‘심명구 회장의 꿈, 헌신’이다. 심명구 회장은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있는 책들을 가보로 간직해왔으며, 한문으로 된 서적들을 번역 발간해 널리 보급했다.

그는 총 6권의 번역판을 제작했다. 남아있는 서적의 변역 작업은 선광문화재단에서 이어갈 계획이다. 선광문화재단은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사업으로 지난 2003년 첫 발을 내디뎠다. 성적보다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심명구 회장은 청송 심씨 대종회장으로서 파평 윤씨 문중과 왕명으로도 해결되지 못했던 묘지다툼의 마침표를 찍었다.

1614년부터 약 400년간 이어진 묘지다툼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분수리에 위치한 고려시대 명장 윤관 장군묘와 조선중기 문신 심지원(1593~1662, 영의정)묘를 둘러싼 다툼이다.

심명구 회장은 갈등해결을 위해 조상의 묘를 옮기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2005년에 두 집안이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8년에 청송 심씨의 묘를 이장해 두 집안의 묘지다툼은 마무리됐다.

 

 

심우현 선광미술관 관장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광미술관’

지난 2013년 6월 개관한 선광미술관은 매해 다양한 전시를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심명구 회장의 손녀 심우현 작가가 관장을 맡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미 전시 일정이 ‘꽉꽉’ 들어찬 상태다.

선광미술관 건물은 과거 닛센해운 빌딩으로 인천에 남아있는 유일한 4층 구조의 근대건축물이다. 193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역사적으로 굉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심우현 선광미술관 관장은 “전시가 보통 열흘간 진행되는데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전시기간을 두 달 정도로 길게 이어가고 운송비와 디자인, 비평 등을 지원하는 전체적인 틀을 갖추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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