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토), 오후 6시에 출항하는 아라뱃길 크루즈에 올랐다. 이 크루즈는 2011년 10월 29일 경인 아라뱃길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10년 이상 아라뱃길 크루즈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상선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아라뱃길 크루즈는 김포여객터미널에서 승선한다. 처음 도착한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은 도시적 디자인 감각이 빛나는 건물이었다. 옆으로 현대아울렛이 터미널을 4면에서 에워싼 듯 배치되어 있었다. 관광객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편의성도 돋보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객터미널 안으로 들어서니 바로 눈앞에 시원한 아라뱃길이 보이고 거대한 여객선 뿐 아니라 날렵한 요트도 유유히 떠가는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늦가을 날씨답지 않게 바람 한 점 없이 따뜻한 주말 오후여서인지 어린애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에서부터 친구 모임, 단체 손님까지 많은 사람들이 아직 석양빛이 아름다운 부두에서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며 여유를 즐긴다.
아라뱃길 크루즈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032-882-5555) 터미널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 233-1에 있다. 지하철 9호선 개화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김포마을버스 16번을 타고 김포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하차하면 된다. 승용차로는 인천에서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현대크루즈는 1,358톤급으로 4층 구조로 1,040명이 승선할 수 있다. 1층과 2층에는 무대와 5백여명을 수용하는 관람석이 마련되어 있고 뷔페 공간이 있다.
3층은 카페 같은 분위기로 편안한 쉼터의 역할을 하게 되어있고, 4층은 전망과 불꽃놀이를 위한 공간이다.
현대상선은 1983년부터 현재까지 인천 월미도에서 팔미도 앞바다를 한 바퀴 돌면서 식사와 쇼를 즐길 수 있는 해상유람선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에서 덕적도까지 유람선을 운행하여 인기를 끌기도 하였으나 2014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 중단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연안부두에서 김포까지 운항했으나 왕복 6시간이 걸리는 불편함이 있어 2016년부터 김포터미널로 여객선 운항의 베이스를 옮겼다. 아라뱃길 운항을 한강으로 잇는 준비를 하던 중 코로나사태가 일어나 올해 9월까지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그후 유정복 인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협약으로 지난 10월 18일 한강을 연결하는 유람선 운항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내년도 하반기 쯤 여의도 선착장이 건설될 전망이다.
매년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3,000만 명이고 인천에는 800만 정도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앞으로 여의도 선착장에서 인천 연안부두까지 연결되고 인천 앞바다에 떠있는 보석 같은 섬들에 유람선이 다니게 되면 하루에 80만에서 100만까지의 관광객이 인천을 찾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유람선은 오후 6시 정각 출항했다. 출항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무용단이 멋진 공연을 시작한다.
인형 같은 선남선녀 우크라이나 무용단의 춤사위를 보면서 요즈음 전쟁 상황에 시달리는 조국을 둔 저들의 마음이 어떨까 안쓰러워진다.
3층으로 올라가 석양에 물들어가는 한강변의 풍광을 즐긴다.
문득 파리 세느강과 영국 테임즈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주변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보며 감동했던 추억, 이집트 나일강에서 현란한 무희들의 배꼽춤과 함께 했던 쿠루즈 그리고 그리스의 앞 바다 에게해의 3개 섬을 연결한 크루즈에서 무희들과 함께 댄스스포츠를 즐겼던 흥겨웠던 추억이 떠오른다.
필자의 경우 여행의 좋은 기억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이 크루즈여행이다.
뷔페 만찬 후 마술 쇼와 남자 가수의 노래도 좋았다.
현대상선 김진만 회장이 우리나라에서도 격조있는 크루즈 쇼를 위하여 클래식 테너 가수인 전영호 교수를 모셨다는 멘트와 함께 그를 소개했다.
테너 전영호 교수의 「마이웨이」와 오페라 『라트라비에타』중의 「여자의 마음」은 관객을 몰입시켜 앙콜이 계속되었다.
이곳이 크루즈 선상이 아니고 오페라 공연장에라도 온 듯한 분위기였다.
선상불꽃쇼는 모든 승객을 4층 갑판으로 올라가게 한 후 종이로 된 모자를 쓰게 하고는 “사랑해요”라는 함성과 함께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음악과 더불어 15분간 계속된 불꽃 쇼는 환상적이었으나 바로 코앞에서 터지는 폭발음의 쿵쾅 소리가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음악불꽃쇼와 함께한 2시간여의 크루즈 여행을 끝내고 현대상선을 내리는 마음에 감사함이 가득하다.
앞으로 아라뱃길 크루즈와 함께 인천이 해양관광 힐링 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