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영종도 주택단지의 주민에게는 참 피곤한 일이 하나 있다. 해외에 나가면서 운서동 단독 주택단지 무료 공영주차장 에 공짜 주차하려는 얌체 여행객들 때문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인천공항 인근 무료 주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블로거의 글을 발견할 수 있다. 이중 은골1마을 공영주차장은 전철역까지 1분이면 걸어가는 편리한 무료 주차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런 친절한(?) 인터넷 소개의 글로 시작된 마을의 주차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나 볼 일이 있어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주차 자리를 찾기 힘든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최근에는 구청에서 현수막을 부착하고 주차장 무단 사용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결국 얌체 여행객들의 공짜 주차는 보행자의 불편과 더불어 동네 경관도 해치고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심각성에 마을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은골 1마을 운영위원회가 불법 주정차가 없는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은골 공영주차장의 유료화 및 주민 전용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나선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거버넌스(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의사 결정에 집단으로 결정하는 체제로 우리말로 협치라고도 한다.) 협약 체재로 대응하였다.
추진하는 일에 앞장선 사람은 31통 1반 이승호 반장이다. 주민 60가구에 협조를 구하며 발로 뛰는 노력으로 결국에는 55가구의 동의를 얻어낸 것이다.
이승호 반장은 "처음에는 무료로 운영되는 주차장을 유료 주차장으로 바뀌는 것을 쉽게 동의 해주지 않아 힘이 들었지요. 하지만 유료로 바뀌어야 하는 현실을 깨달으며 주민들이 취지를 이해하고 서명을 하고 이제 완공 시점에 이르러 깨끗해진 동네를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사용자의 신청, 배정, 관리 등 운영 업무 일체를 –주민용은 ‘은골 1마을 운영위원회’가 하고 일반인용은 ‘시설공단’이 한다. 총괄적으로 인천시경제자유구역청이 단체로 협약을 체결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다.
은골 공영주차장은 주차면은 29면이다. 이 중에 20면는 주민 우선 주차 구역으로 정해 한달 단위로 주차요금을 납부하고 이용한다. 9대는 외부 사람에게 대여하여 요금을 지불 하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유료 공영주차장이 설치되며 깨끗하게 정리되는 주차장의 모습은 마을을 훨씬 보기 좋게 만들어주었다. 도로에 있는 차는 각 집안 개인 주차장으로 들어가 있다. 말끔해진 도로는 걷기도 좋아 많은 사람이 나와 운동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사실 영종도는 운서동 주택 단지만 주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영종도 남부 해안인 씨사이드 파크 캠핑장 주차장은 사설 주차 대행 업체에서 주차 대행으로 옮겨 놓은 고급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용유지역 또한 여러 곳이 차량 주차 문제로 복잡하다.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는 영종공원사업단은 최근 현수막을 부착하고 주차장 무단사용을 경고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영종도의 주차 문제에 주민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협조하여 만들어낸 ‘은골 1 주차장’은 본보기로 영종도에 선진 주차문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