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로 둔화하던 인천 아파트값 낙폭이 6주 만에 다시 확대됐다.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락거래가 늘어난 영종국제도시가 큰 낙폭을 보였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1주(6일 기준) 인천 아파트값은 0.51% 하락했다.

지난해 말 1.18%까지 확대됐던 인천 아파트값 주간 하락폭은 올 들어 축소 추세를 보이며 지난주 0.39%로 좁혀졌으나 이번 주 다시 0.12%p 확대됐다.

군·구별로 보면 인천 8개 구 가운데 6개 구가 하락폭을 확대했다.

이중 영종국제도시가 있는 중구는 이번 주 0.66% 내려 부평구(-0.69%) 다음으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중구는 중산동과 운서동, 운남동 등 영종지역 내 주요 대단지를 중심으로 하락거래가 잇따르면서 낙폭이 재차 커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중구 운남동 ‘영종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64.7794㎡는 이달 3억2,000만원(21층)에 새 집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직전 거래가인 4억2,000만원(6층)보다 1억원 하락한 것이다. 해당 평형대 최고가는 2021년 8월 4억5,000만원(23층)이었다.

중산동에 있는 ‘인천영종한양수자인’ 전용면적 59.2185㎡는 이달 들어 2억4,000만원(24층)에 직거래됐다.

2021년 11월 최고가인 4억원(19층)보다 1억6,000만원 낮은 것은 물론 직전 거래가인 올 1월 2억5,750만원(6층)보다도 2,000만원 가까이 낮은 가격이다.

 

같은 동에 있는 ‘영종신명스카이뷰주얼리’ 전용 56.619㎡는 2억500만원(1층)에 실거래돼 2억원 선도 위태로운 모습이다.

해당 평형은 2021년 10월까지 3억5,500만원(35층)에 거래됐으나 이후 실거래가가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

운서동에서는 지난해 10월 4억4,000만원(8층)까지 거래된 ‘운서SK뷰스카이시티’ 전용 84.963㎡가 이달 3억8,200만원(4층)에 팔렸다.

이 평형대는 지난달 3억8,000만원(9층)까지 하락한 뒤 같은 달 4억원(4층·12층)에 잇따라 실거래돼 집값이 소폭 올랐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3억원 대로 주저앉았다.

매물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구 아파트 매매 물건은 1,471건으로 한 달 전(1,368건)보다 7.5%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 전체 아파트 매물이 2.4%(2만4,910건→2만5,508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매물이 눈에 띄게 증가한 모습이다.

가팔랐던 집값 하락세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매물이 좀처럼 소화되지 않고 집주인과 매수자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얘기다.

영종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매수자와 매도인이 원하는 금액 차이가 있는 편”이라며 “매물도 꾸준히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후 신도시 재정비 가능성이 열린 지역에서는 연수지구가 있는 연수구(-0.48%→-0.47%)와 구월지구가 있는 남동구(-0.32%→-0.31%)가 지역에서 유일하게 낙폭을 줄였다.

다만 이번 조사는 7일 공개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에 따른 기대감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