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문화재단 계간지 ‘황해문화’ 2023년 봄호가 나왔다.
통권 118호를 맞은 이번 호에서는 특집으로 ‘미중 갈등과 한국의 선택’을 골랐다.
황해문화 편집위원회는 특집과 관련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을 겨냥한 경제적 공략이 특히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나아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군사안보적 긴장을 야기하는 문제를 직시하면서 그 엄혹함의 강도를 점검, 그 귀추를 주목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집에서는 5명의 전문가들이 짚은 5편의 글을 실었다.
문정인 명예교수는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글에서 작금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치사슬을 둘러싼 미국의 여러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거세지는 중국 때리기의 하나로 볼 때 그 의미가 드러난다고 짚었다.
김양희 교수는 ‘보호주의 진영화 시대, 한국 경제안보 전략 모색’에서 가치사슬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미국의 여러 조치에 대해 한국이 그동안 단편적·일회적 대응을 반복해왔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여러 조치를 ‘보호주의 진영화’의 일환으로 진단하면서 한국 실정에 맞는 ‘한국형 경제안보 전략’을 제시한다.
지만수 연구위원은 ‘미중 분쟁과 지정학의 시대, 한국 경제의 길’에서 한국의 경제적 정체성에 주목하면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을 동아시아의 제조업 수출국이자 주요 산업의 선도국이라는 데서 찾는다.
김준형 교수는 ‘한국 외교의 위기와 대응’에서 진영 외교의 함정을 우려한다. 미중 전략 경쟁의 판에서 배타적 선택의 프레임에 빠져들지 말고, 유사한 입장과 능력을 지닌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미중 대결 구조를 완충해야 한다고 푼다.
마지막으로 최필수 교수는 ‘중국이 구사하는 경제안보형 산업정책의 양상’에서 중국은 혁신주도 발전을 위한 공격적 산업정책에서 경제안보를 위한 방어적 산업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제조업에 다시 집중할 수 있다고 짚는다.
특집 기획의 의도를 확장하기 위해 이번호에서는 기획으로 ‘오늘의 중국을 읽는다’를 주제로 내세웠다.
중국의 정치 변화와 문화 현실에 대한 이해를 진작하는 2편의 글이 이어진다. 이남주 교수의 ‘제20차 당대회 이후 중국의 변화’, 중국 왕샤오밍 교수의 ‘중국 대륙의 문화연구가 직면한 도전과 요구’가 그것..
비평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전쟁 위험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고도의 긴장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강호제 교수의 ‘생존의 수단이자 번영의 수단, 북한의 과학기술’을 만날 수 있다.
또 현 정권 집권 이후 한국 사회가 겪는 고초, 현장에서 터져나오는 통한의 피눈물들을 헤아리는 글 2편을 실었다.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은 ‘10·29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일곱 가지 질문’이라는 글에서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와 참사 이후를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하는지 말한다.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은 ‘화물노동자들이 20년을 이어온 사회적 투쟁’에서 화물노동자들이 처한 다단계 구조를 통해 그들이 지난 20여 년간 투쟁을 이어올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지점을 이야기한다.
(424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