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에 사막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안가 유일의 모래산이 있다 하여 대청도 옥중동을 찾았다. 이곳은 해안사구가 잘 발달하여 형성된 '작은 사막'의 모래사장과 모래톱이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해안사구는 바닷가 일대에 모래가 자연적으로 쌓여 형성된 지형을 말한다. 이른바 대청도 '작은 사막.' 자연이 만든 드넓은 모래산은 모래의 형성과정을 관찰할 수 있어 지질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사막 특유의 멸종 위기종 등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도 높다고 알려저 있다.
걷기에 편안한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벗어나자 거대한 모래언덕이 드러났다. 나지막한 모래산 형태를 띠고 있다. 모래언덕은 가로 1km, 세로 500m에 달하는 꽤 널찍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배후 산지로는 해발 80m까지이다.
일명 한국의 사하라? 우리나라에도 사막이 있다니! 처음 보는 광경이 참으로 흥미롭다. 믿기지 않은 자연의 조화에 어떤 위대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
대청도 옥중동 해안사구는 대청도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서 그런지 자연 그대로의 원시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 원시성 때문에 이곳 해안사구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옥중동 모래사막은 활동사구로 바닷가 모래가 매일같이 바닷바람에 실려 산기슭까지 쌓였다고 한다. 보면 볼수록 경이롭다.
현재는 소나무를 심어 방사림을 조성한 뒤로 날리는 모래는 줄어들었는데, 그로 인해 모래언덕 규모가 매우 작아졌다. 원래는 축구장 60개를 합쳐 놓은 규모였다고 한다. 방사림으로 바다에서 몰려드는 모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은 그대로 놔두어야 제모습을 지켜간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듯싶다.
넓게 펼쳐진 모래언덕을 걷는데, 흡사 작은 사막에라도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처음 맛보는 경험이 이색적이다.
모래 한 줌을 손에 움켜쥐어본다. 밀가루처럼 부드럽다. 가는 입자는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간다.
바람에 작은 입자가 날린다. 모래바람이 이런 건가? 고운 모래는 바로 앞으로 바라보이는 옥죽포해수욕장과 그 옆 농여해변 모래가 바람에 실려 왔다고 한다.
이곳 옥죽동에는 전해오는 말이 있다. '모래 서말은 먹어야 시집을 간다'라고. 그만큼 고운 모래가 바람에 날리고 그 속에서 생활했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멀리서 사막을 연상케 하는 낙타가 보인다. 낙타 조형물이 사막과 잘 어울려 공허한 사막을 지켜주는 듯싶다. 얼마나 많은 여행자가 낙타와 함께 인증사진을 날렸는지 낙타등이 번질번질하다. 모래언덕에 정말 낙타가 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해안사구를 따라 걷다 데크가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포토존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넓게 펼쳐진 모래산이 아름답다.
해송이 우거진 '하늘 숲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좀처럼 보기 드문 소중한 추억 하나를 남긴 여기는 대청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