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면사무소 앞 바닷가에 숨어있는 시크릿 가든
얼마 전 영흥도에 있는 ‘꾸지나무농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찾아 나섰다.
영흥도는 2001년에 다리가 놓여 ‘섬 아닌 섬’이 된 곳이다. 인천 집에서 40여분 쯤 달려 도착한 영흥면사무소 아랫길, 바닷가에 ‘꾸지나무’ 표지석이 서있다.
이 표지석에서 부터 3만여 평에 이르는 비밀의 정원 ‘꾸지나무농원’이 시작된다.
꾸지뽕나무는 다른 나무와는 다르게 척박한 땅에서도 해풍을 맞으며 잘 자란다.
일반 뽕나무와는 달리 가시가 돋고 잎이 감나무와 비슷하여 두텁고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탐스럽게 익은 꾸지뽕은 열매들이 모여 덩어리를 이루는데 지름이 2~3cm로 둥근 모양이고 육질이며 9월이 되면 붉은 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는 풍부한 영양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꾸지 뽕나무를 여러 방법으로 가공 판매하고 있다.
꾸지나무농원은 반에서 제일 가난하던 섬마을 소년 김의복(66)씨가 ‘회장님’이 되어 23년 전 생가 터를 사들여 조성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새벽 5시면 일어나 흙속에서 일을 시작하는 김의복 회장은 척박한 환경과 거친 해풍에도 꿋꿋한 야생화와 나무를 여러 해 동안 심고 가꾸며 농원을 일구어 왔다.
농원 주소는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로 251번길, 85-5 섬꾸지 카페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며 전화 예약 후(032-880-9956) 이용이 가능하다.
정원을 다 둘러보려면 두 시간 이상이 걸린다.
나무 사이로 정겹게 꾸며 놓은 길을 따라 걷노라면 어느 먼 나라의 바닷가 숲길을 산책하고 있는 듯한 낭만에 젖는다.
잡짜름한 소금기가 느껴지는 해풍과 햇빛에 부서지는 푸른 파도가 시원하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되었을 때부터 꽃비가 되어 내릴 때까지 진달래 개나리도 다투어 피어나 자태를 자랑하고 곧 이어서 아기자기한 영산홍 꽃동산이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요즈음은 작약과 해당화, 양귀비의 꽃향기가 그윽하다.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과 시원한 바다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내 주고, 가을에는 노오란 탱자와 검붉은 꾸지 뽕 열매가 탐스럽고 아름답다.
인천에도 숨겨진 ‘굿 플레이스’가 많이 있다.
앞으로 더욱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것 역시 ‘굿 인천 시민’의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