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프랑스 지베르니 수련 연작, 왕송호수에서 만나다
의왕 왕송호수(경기도 의왕시 부곡동)에 수련이 가득 피었다. 이 소식에 승용차 네비를 치니 인천 집에서 46분이면 갈 수 있다고 알려준다.
날씨도 적당히 흐려서 따가운 뙤약 볓을 피할 수 있었던 지난 21일(수) 지베르니의 수련 향을 찾아 왕송호수로 향했다.
의왕 왕송호수는 1948년 1월 부곡역(현 의왕역) 남쪽에 조성한 호수다.
넓이는 1.65㎢, 제방길이는 640m이다. 붕어, 잉어 등이 많이 잡히는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수면이 넓어 호반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천연기념물과 각종 철새들이 찾아와서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현재는 환경생태공원으로 바뀌고 교통도 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주차장도 널찍하고 산책로도 잘 구비되어 있다. 몇 년 전부터 레일바이크도 운행 중이다. (4인승 평일 36,000원, 주말/공휴일 40.000원. 2인승 평일 28,000원, 주말/공휴일 30,000원) 평일에는 5시까지, 공휴일을 포함해 주말에는 19시까지 운행된다.
또한 호수열차도 하루 3번(10시 20분, 11시 20분, 14시 50분) 운행된다. 평일 기준 성인 1인 9,000원이다.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모두 썩 괜찮은 곳이다.
주차장에 도착하기 전 차창 밖으로 수련이 만개한 연못이 보인다.
우선 수련이 피어있는 연못부터 시작하여 넓은 호수 답사에 나섰다.
연꽃은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가 원산지이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자태여서 종교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기적을 일으키는 꽃으로도 전해져 온다.
인도에서는 BC 3,000년경으로 추정되는 연꽃의 여신상이 발굴되었고, 바라문교의 경전에는 이 여신이 연꽃위에 서서 연꽃을 쓰고 태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인도에서는 여러 신에게 연꽃을 바치며, 불교에서는 연꽃이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러 피었다고 한다.
극락세계에서는 모든 신자가 연꽃 위에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다.
신성한 연꽃이 자라는 연못이 극락세계라고 생각하여 불교에서는 사찰 경내에 연못을 만들어 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불교 전파 이전부터 연꽃이 진흙 속에서 깨끗한 모습으로 피어나는 모습을 세속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우리의 민담 중에 효녀 심청이가 연꽃을 타고 다시 살아나 일국의 왕비가 되고 아버지의 눈도 뜨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이런 종교적 배경위에서 태어난 이야기일 것이다.
연꽃은 7~8월에 피고 홍색 혹은 백색이며 꽃대가 먼저 올라와 지름 15~20cm의 꽃을 피운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암술과 수술대가 발달되어 있다. 잎은 둥근 방패 모양이며 줄기에는 가시가 있다. 잎과 꽃이 수면에서 높이 올라와 자란다.
수련은 5~9월에 피고 수면위에 떠서 꽃을 피운다.
암술이 거의 발달하지 않고 수술이 많다. 잎은 한쪽이 좁게 찢어진 모양이며 물에 떠 있다. 잎과 꽃이 수면에 붙어 지낸다.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모네(1840~1926. 프랑스)는 인상주의 시대를 연 대표적 화가이다.
모네의 후기 활동은 지베르니에 있는 수련 연못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베르니는 파리 근교 노르망디 레지옹 외르 데파르트망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클로드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미술가들이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장기간 머물렀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식물들과 물이 색의 추상적인 환영 속에 녹아 있고, 물감을 십자형으로 두껍게 칠하여 독특한 질감을 창조한 이 시기의 ‘수련’(1912~1914) 연작은 모네가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모네의 ‘수련’연작이 재현되어 있는 듯한 연못에는 드문드문 전문 사진작가들의 모습도 보인다.
색색의 수련이 핀 넓은 연못을 가만히 지켜 본다. 무언가 신비스러운 기운이 느껴진다.
두 시간 정도 호수 둘레를 돌았지만 아직 보지 못한 곳이 많다.
한달 쯤 후에는 연꽃이 피어 나리라. 그 때쯤 다시 와서 조류생태박물관에도 들르고 철도박물관에도 들르고, 레일바이크도 타보리라.
모네의 수련 향에 취한 오늘 하루가 귀하고 아름답다. 귀가 길 내내 감사와 행복한 기분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