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연 시인 추모로 열린 145회 배다리 시낭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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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연 시인 추모로 열린 145회 배다리 시낭송회
  • 신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23.10.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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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가슴속에 영원한 소년으로 남다

 

제145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10월 28일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금곡동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아벨 전시관 2층)’에서 김구연 시인을 추모하는 시낭송회로 열렸다.

김구연 시인은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2023년 6월 13일에 세상을 떴다. 1971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이원수, 김요섭 선생 심사로 동화 <꼴망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그 후 1974년 동시 <꽃불>외 4편으로 새싹문학상, 1976년 동화 <동쪽에 집이 있는 아침>으로 세종아동문학상, 1978년 동시 <빨간댕기산세> 연작 6편으로 소천 아동문학상 1986년 인천시 문화상을 받았고, 한국문인협회 인천시 회장을 역임하였다. 동화집으로는 <자라는 싹들>, <마르지 않는 샘물>, <누나와 별똥별>, <붉은 뺨 사과얼굴> 등이 있고, 동시집으로 <꽃불>, <빨간댕기산새>,<분홍단추>, <가을 눈동자>, <별이 된 누나> 등이 있다.

김구연 시인이 남기고 간 짧은 동시, 그러나 맑고 아름다운 세상이 담겨있는 시에는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살아 있었다.

참석자들은 자신만의 목소리로 시를 들려주면서 동시를 통해 이제는 하늘나라에 있는 시인을 만났다.

정송화 시인은 부부로 살다 떠난 고인을 그리워하면서 산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던 고인이 남긴 일화를 들려주었다. 유고시집 ‘망초꽃’을 빠른 시간에 낼 수 있었던 것은 고인이 살아 생전에 시집을 내려고 미리 준비해두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송화 시인은 추모 시낭송회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유고 시집‘ 망초꽃’을 나눠 주었다.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배다리 시낭송회’를 각별하게 생각했던 고인을 기억하면서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고 시낭송회에 꼭 초청해야 할 시인들을 많이 추천해주어 배다리 시낭송회가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미혜 아동작가는 김구연 시인을 그리워하면서 쓴 편지를 낭독하면서 "후배에게 한 없이 따듯하고 소년처럼 맑은 시심을 간직한 고인이 남기고 간 꽃씨를 널리 퍼트리면서 살아가는 작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이별을 하지만 작품과 지인들이 들려주는 추억으로 작가를 기억하는 시간은 특별하다. ‘영원한 소년’으로 살다 떠난 김구연 시인을 만만날 수 있었던 이날 ‘배다리 시낭송회’는 아름다운 기억의 공간이었다.

146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2023년 12월 30일(토) 오후 2시 참석자들의 애송시와 창작시로 진행이 되는 ‘ 나도 시인이 되는 날’로 열린다.

 

가을 눈동자

                     김 구 연

햇살이 고요롭게

먼지를 데리고 노니는

마루방 탁자 위에

난초잎으로 몸을 가린

우유빛

찻잔 하나.

오부룩하게 가을이

들어앉은 찻잔에

들꽃처럼

아, 들꽃처럼 누구를 기다려

가늘게 웃고 있는

초롱초롱

너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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