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신포동에 있는 갤러리 ‘임시공간’이 '2023 전시작가 공모'에서 선정된 두 번째 작가 ‘한솔’의 개인전 <기묘한 집>을 연다. 전시 기간은 1일(수)부터 22일(수)까지다.
한솔 작가는 <부재중 전시>(플랜 비 프로젝트 스페이스, 2018), <예술가를 위한 위대한 지침서>(갤러리조선, 2020)를 기획했고,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0: 낯선 곳에 선>(부산시립미술관, 2020)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세대와 계승되는 구조들(정치), 환경의 변천에 따른 지역성의 변화에 관한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인터뷰 아카이브나 비디오 에세이 등 영상형태로 메시지를 풀어낸다.
<기묘한 집>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과 ‘형식’이다.
인간 대부분은 시간이 정해진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배반하는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과거는 바꿀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믿음에 대해 작가는 현재의 욕망에 따라 과거가 편집된다는 사실을 폭로하고자 한다.
작가는 조상을 기리기 위해 지내는 제사부터 지역문화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세워진 온갖 기념물에 이르기까지, 전통과 역사가 옹위해온 것들을 ‘데이터모쉬(datamosh)’를 활용해 디지털 이미지로 만든다. ‘데이터모쉬’는 예측 불가능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기법을 말한다. 편집된 과거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정보를 가진 프레임을 제거하거나 교체하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어려운 얘기 같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과거를 편집한다. 작게는 괴로운 사건을 잊고 현재를 버티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크게는 인류 문명의 폭력성을 정당화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결국에는 애초에 시간이란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에 마주할 수밖에 없다. 기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