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도 찬바람... 낙찰가율·낙찰률·응찰자 수 모두 하락
매매가격은 5주째 하락... "가격 조정된 물건만 거래돼"
올해 하반기 회복세를 이어가던 인천 아파트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분양·경매·매수심리·매매가격 등 주택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각종 지표가 일제히 하방압력을 받으면서 시장 침체가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한 인천 서구 불로동 ‘제일풍경채 검단4차’는 490세대 모집에 152명이 신청해 평균 0.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84㎡A·B·C 110㎡A·B 등 5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을 기록했으며 17세대를 모집하는 110㎡B의 경우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제일풍경채 검단4차는 일반공급에서 특별공급 이월분을 포함해 898세대의 청약을 진행한다.
이달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구 왕길동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1,409세대 모집에 691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8개 타입 모두 미달을 기록했다.
미추홀구 숭의동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도 411세대 모집에 129명이 접수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12월 인천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전달 대비 12.4p 하락한 73.3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지난 10월 103.6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었으나 한 달 만인 지난달(85.7) 기준선 밑으로 떨어졌고 이달에도 추가 하락해 2달 연속 하락폭을 확대했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또 다른 부동산 선행 지표인 경매 시장에서는 아파트 경매 건수가 크게 늘고 낙찰가율·낙찰률·응찰자 수는 일제히 줄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이날 발표한 ‘11월 경매 동향 보고서’를 보면 인천 아파트 경매 건수는 207건으로 전달(161건)보다 28.6% 늘었다.
인천 아파트 경매 건수가 200건을 넘어선 것은 올 4월 245건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달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전달(82.1%)보다 1.0%p 하락한 81.1%로 나타났다.
낙찰률은 36.7%로 전월(39.1%) 대비 2.4%p 하락했고 평균 응찰자 수는 7.4명으로 전월(8.7명)보다 1.3명 줄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인천은 매각 절차를 재개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저가 낙찰을 기록하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에서도 강남 3구의 낙찰가율이 떨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한 시장 상황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회복세를 보이던 매매가격과 매수심리도 다시 꺾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12월 1주(4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05% 내려 지난달 6일(-0.02%)부터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천 8개 구 모두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집값 회복세를 주도하던 중구(-0.11%)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지역 집값 가늠자로 여겨지는 연수구(-0.06%)도 2주 연속 낙폭을 키웠다.
중구 중산동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 전용 84.8753㎡는 이달 4억 원(25층)에 실거래돼 최고가인 지난 5월 4억2,000만 원(19층) 대비 2,000만 원 하락 거래를 기록했다.
연수구 송도동 ‘송도 SK VIEW’ 전용 84.6541㎡는 이달 6억9,500만 원(25층)에 팔려 지난 9월 이후 4개월 만에 실거래가가 6억 원대로 추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가격을 조정하는 단지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상 연내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5.1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8일 89.5까지 오르면서 9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가 10월 30일(88.4)부터 내림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