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나눔의 글마당]
석의준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석의준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시민의 신문 <인천in>이 인천노인종합문화화관과 함께 회원들의 글쓰기 작품(시, 수필, 칼럼)을 연재하는 <소통과 나눔의 글마당>을 신설합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고, 글쓰기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시니어들의 작품들을 통해 세대간 소통하며 삶의 지혜를 나눕니다.
배달하는 사람
- 석의준
시골 계수씨가 텃밭에서 키운 무와 삼동초 대파
그제 캤다는 고구마를 보내왔습니다
택배비 생각하면 가성비가 비싸지만
머리에 있는 계산기는 가슴에서 녹습니다
양이 많아 삼동초를 헬스 언니에게 보냅니다.
무 하나도 따라 넣었습니다
청국장이 왔습니다.
백 개를 주문했는데 열 개가 더 얹어 왔습니다
첫 고객에겐 환심을 사야 한다고 추가를 했답니다
직접 배달까지 해 주어 첫 거래에 단골이 됐습니다
논현동 엄마가 금방 버무린 김치를 보냈습니다
원래 통이 커 배달할 때는 왕창 보내지요.
일부는 아내가 언니처럼 따르는 107동 누님에게
일부는 옆 라인 할머니에게 나머지는
남편이 해군 제독 출신이라는 이유로 스타 형님
별칭을 가진 지인에게 재배송을 합니다.
시골 처제가 모시떡과 공주 알밤을 보내왔습니다
달랑 커트 칼 하나만 갖춘 우리는
줄 게 없어 늘 립스틱만 바릅니다
상대방은 이런 심보를 아는데도 즐거움을 배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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