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희 / 베다리 '마을사진관 다행' 대표
행복한 동동, 행보칸 동행
지난 6월 27일 '장애-비장애 생활공동체_안녕마을놀이터(이하 '안녕~')'가 동구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행복한 동동同洞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발달장애청년 조력자 양성교육'과 조력자 교육을 받은 참여자들이 지난해 조직된 자조모임 '행보칸官' 청년들과 함께 목공을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안녕마을놀이터'는 2021년 7월 '화도진중학교' 인근 피아노 학원 옆에 자리잡았다. 2022년에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인권교육 등을 진행했고, 2023년에는 장애청년 대상으로 '발달장애청년 자조모임'을 만들고 운영했다. 또 인천교육청 지원으로 미디어교육을 받고 영상도 제작했다.
인천에서 발달장애인 조력자 양성과정은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천발달장애인지원센터', '인천장애인복지관', '인천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공동으로 2017년 마련한 '발달장애인 조력인 워크숍'으로 시작해 2018년 '발달장애인 조력자 양성과정'으로 마련되어 현재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장애인 자립과 자립을 돕는 다양한 활동 도우미의 역할을 보다 전문적으로 훈련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마련된 과정이다.
장애인과 그 보호자들의 인권에 대해
'안녕마을놀이터'가 마련한 발달장애인 조력자 양성과정인 '행복한 동동(同洞)'은 자조모임을 운영하는 단체에서 자조모임에 참여하는 장애인의 의사결정을 활성화하고, '조력자의 역할'을 교육하고,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다. 안녕마을놀이터 김태완 대표는 지속적으로 발달장애청년의 자립을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해오고 있는데 이 과정도 그 일환으로 마련했다. 조력자는 교사나 전문가들의 바른생활지도를 넘어 청년 스스로의 선택을 기다려주고 반영하면서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사람에게는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필요하지만 라면이나 과자, 음료수 등 몸에 좋지 않지만 먹고싶은 음식이 있을때 교사나 전문가는 그것을 못하게 하지만 조력자들은 그들이 선택한다면 그것을 적절히 취하도록 돕는다. 대부분의 장애청년 보호자인 부모와의 나이 차이가 크다보니 자녀세대의 삶에 형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비인권적인 보호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발달장애인조력자'는 그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청년들의 새로운 일자리 영역이 될 수 있다. 또 장애청년들은 동시대의 청년들과 자립해 살아갈 방안을 보다 확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장애인의 인권은 그 부모의 인권'
'내가 병이 나면 가족도 병이 든다. 간병이라는 병'이라는 보험사 선전문구가 있다. '간병보험'을 들라는 말이지만 그 조차도 결국 누군가의 '돌봄 - 조력'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장애자녀를 낳았다는 죄책감에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며 혼신의 힘을 다해 모든 시간을 그들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들은 아닌척 할 뿐 어쩔 수 없이 피폐해질 수 밖에 없다. 하루에 단 한 시간, 일주일에 단 하루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 아기를 낳은 부모도, 치매를 간병하는 가족도, 그저 보통의 사람들도 그렇다.
부모들이 스스로의 삶을 모두 포기하고 자녀들의 위해 희생하는 것도 안타깝지만, 동시에 자녀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고 부모가 가진 기준으로만 판단을 하며 결국 장애청년의 결정권을 해칠 수 있다. 조력자는 그런 자기 결정권을 옹호하고, 지지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특히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어른이 된 발달장애청년을 사회에 내어놓는 용기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렇게 사회에 발을 들인 그들이 사회에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고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
스무살이 된 장애청년들의 무조건적인 의무적 자립이라는 과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함께 해결하는 사회적 고민을 통해 조력자 양성, 의무자립을 위한 정책마련, 자립생활을 위한 여건 조성, 인식 개선이 병행될 수 있다고 말한다.
스무살 청년의 자립, 사회와 국가가 고민해보자
사회인식도 변화되어야 하지만 그 변화를 이끄는 것은 일상이고, 그 일상에 끊임없이 어깨 부딪히고 살아가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청년들이 20살 또는 교육연령이 끝나면 의무적으로 자립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은 자립이 필수이도록 하고, 그들을 위한 주거, 일자리 등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고민을 청년들과 함께 사회와 국가가 함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과도한 주거비로 직장과 집, 연애와 결혼, 아이를 포기하는 청년들, 그로인해 국가 소멸을 이야기하는 지금 장애청년들과 그 부모들의 절박함은 청년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보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장애인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 청년들이 모두 각자의 삶을 독립해야 하는 것은 그들과 그들의 돌봄을 담당하는 부모들의 독립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모두 한 번 사는 생生이다. 스스로 혼자 설 수 있을 때 누구나 함께 설 수 있다.
그렇게 홀로 선 우리들 모두가 자유롭고 건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