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천에서 은어 '채집'한 인하대 동아리 ‘잡어’ 이민준 회장
지난 10월 3일 인하대학교 동아리 ‘잡어’의 동아리 활동이 인천 남동구 장수천에서 이뤄졌다. 어류 채집 활동중에 뜻밖에 인천에 기록이 없던 회유성 어류인 은어가 채집되었다.
이날 잡힌 은어의 몸길이는 15cm 정도로 예전엔 흔하게 보였던 우리와 친근한 어종이다.
은어는 바다와 하천을 오가는 회유성 어종으로 1급수인 맑은 물에서 살아간다. 날로 오염되가는 하천에서 환경오염에 민감한 은어가 채집되었다는 것은 장수천이 건강한 하천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 주인공인 ‘잡어’ 동아리 회장인 이민준 학생을 만나 그간의 이야길 나눴다.
은어는 1년생 양측성 어류이다. 은어 알은 지름이 1 mm 남짓한데 물이 맑고 찬 강 상류에서 10-11월쯤 부화한다. 은어가 알을 낳는 장소로 차고 맑은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민감하다. 알에서 깨어난 은어 새끼는 멸치의 새끼와 매우 비슷하다. 이런 은어 새끼들은 10-12월에 바다로 내려가 성장하다가 몸 길이가 4-9 cm쯤 되는 3-6월이면 다시 자기가 태어난 강이나 계곡으로 올라온다. 7-8월이면 몸이 완전히 성숙하여 최대 30 cm까지 자라고, 빨리 성숙한 개체는 혼인색이 나타난다. 산란기가 되면 은어는 암컷과 수컷들이 몰려 다니므로 구분할 수 있다. 암컷들이 강 자갈이나 돌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 알을 낳으면 수컷들이 무리지어 정액을 뿌린다. 이렇게 알을 낳은 성체 은어들은 대부분 죽지만 드물게 살아남는 개체들이 있는데 '되살이은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되살이 은어조차도 2년까지만 살 뿐, 그 이상을 넘기진 못한다고 한다. 출처: 나무위키 |
Q ‘잡어’라는 동아리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우리 동아리는 ‘잡어’라고 합니다. ‘잡어’에는 물고기를 ‘잡다’라는 뜻도 있고 여러 가지 종류의 물고기라는 뜻도 있는 데 이름처럼 다양한 물고기, 그 중에서도 민물고기를 연구하고, 관찰하며, 기록하는 동아리입니다.
Q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A 우리 동아리는 주로 인천 지역에 있는 장수천 같은 하천을 다니면서 이렇게 물고기를 직접 채집해 보고, 채집에서 그치지 않고 관찰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하천과 같은 생태계가 또 어떤 역할을 하나, 또 이런 물고기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동아리입니다.
Q 동아리 활동은 언제부터?
A 우리 동아리는 작년부터 활동하고 있는데요, 원래 제가 만든 동아리는 아니고 저희 한 학년 위에 차다현 선배가 만든 동아리인데 선배가 군대 가고 작년에부터 저도 같이 물고기 공부도 하고 있어서 제가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Q 동아리 회원은 몇 명 정도 되나요?
A 학기 때는 60명 정도 되고요. 평균 한 30~35명 정도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인하대 해양과학과 소모임이라서 해양과학과 인원들만 모여 있습니다.
Q 얼마 전 장수천에서 1급수 맑은 물에만 산다는 은어를 채집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떻게 해서 발견하게 됐나요?
A 네, 은어는 회유성 어류라서 바다랑 민물을 다 왔다 갔다 하는 물고기거든요. 은어가 장수천에서 발견된 것은 일단 지금 산란 시기기 때문이고요, 잡은 물고기도 산란 시기의 혼인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은어라는 물고기는 주로 동해안 그리고 남해안에 개체 수가 많지만, 서해안 쪽은 거의 없거든요. 이 은어가 장수천에서 발견됐는데, 장수천은 바로 소래포구로 나가는 하천이잖아요. 장수천 아래에 막고 있는 보나 하구 뚝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은어가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까지 여러 하천을 가봤을 텐데 주로 어떤 하천을 다녔나요?
A 가장 많이 간 곳은 장수천이고요 그리고 승기천, 공촌천 정도 가본 것 같습니다. 사실 승기천 같은 경우에는 수질환경이 좀 안좋고 해서 물고기도 그렇게 많지는 않고요. 저는 인천에서 제일 건강한 하천은 장수천이라고 생각해요. 장수천에서 25종 정도 지금까지 물고기를 확인했습니다. 은어 말고도 뱀장어도 왔다 갔다 하잖아요. 민물 뱀장어나 꺽정이, 풀망둑 이런 애들도 민물과 바다를 왔다 갔다 하거든요. 장수천에서는 이 물고기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Q 이렇게 다양한 종의 민물고기들이 발견되는 것은 이곳 하천의 자연적인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것일까요?
A 네, 장수천은 옛날에 복원 사업을 한번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복원 사업이 성공해서 이렇게 많은 종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인터뷰 계기가 된 은어 같은 양측 회의성 어류들이 잡히는 데에는 하천 밑에 보나 하굿둑 같은 게 없는 것이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천 지역 중에 그래도 굉장히 건강한 자연 생태를 유지하고 있는 하천이라고 봐도 될까요?
A 인천 안에서는 장수천이 아마 제일 건강하지 않나 싶습니다.
Q 동아리 활동이 이런 하천 외에 또 어떤 것들도 있을까요?
A 직접 나가서 채집 말고 연구실에서 표본도 관찰을 해보고 표본을 직접 만들어보고 물고기도 해부해 보고 이런 활동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하천만이 아니라 소래포구 갯벌도 가서 말뚝 망둥어나 큰볏말뚝망둥어 같은 어류도 관찰하고 있습니다.
Q 관찰하면서 느끼는 인천 지역 하천이나 갯벌 환경은 어떤가요?
A 제가 제일 많이 가본 곳은 소래포구, 소래습지 생태공원이랑 장수천입니다. 사실 장수천 같은 경우는 바다와 민물이 방해물 없이 연결된 점이 가장 자연환경을 잘 지켜주지 않나 싶습니다. 근데 사실 갯벌이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갯벌 생태계에 물고기도 있고 패류나 조류 이런 애들이 다 같이 모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영종도 갯벌을 봤을 때는 굉장히 건강해 보이는 갯벌이었습니다. 근데 영종도 쪽에 갯벌을 매립한 곳에 사업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갯벌을 이제 훼손을 한다? 이런 사업은 근본적으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 아니면 어떤 걸 해보고 싶은지?
A 일단 우리 동아리는 지금 하던 것처럼 이렇게 하천으로 가서 직접 만나고, 환경을 느껴보고 하는 활동 계속할 것 같습니다. 우리 동아리가 하천에 직접 가서 물고기를 잡고, 관찰만 하고 끝나는 것보다 이렇게 기록을 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기록을 안 하면 그냥 물고기를 괴롭히는 것 밖에 안됩니다. 활동하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더 나아가서는 좀 더 학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서 인천 지역의 환경을 지켜주는 단체들과 협업해서 장수천 등 하천들을 알리는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의 멘토가 되어주실 수 있는 교수님들이라든가 박사님들이라던가, 현장의 전문가 분들을 모셔서 더 배우고 더 학술적으로 깊어질 수 있는, 그런 활동을 좀 더 해보고 싶습니다.
Q 개인적으로는 어떤 꿈이라 그럴까요? 해양학과 학생으로서 이후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A 저도 저희 해양과학과에서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리, 화학, 지질, 생물 분야로 다 나아갈 수 있는데, 저는 일단 생물 분야로 나아가서 그래도 조금 학계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류학자가 한번 되고 싶습니다.
Q 멋진 좋은 꿈을 갖고 계시는데 꼭 이루시길 바라고요. 동아리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어때요?
A 모든 동아리 구성원들이 학술적으로 이렇게 몰두해서 활동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술적인 부분을 원하는 친구들이랑은 조금 더 학술적인 부분을 더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사실 이게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 자체가 물놀이거든요, 이렇게 다 같이 놀러가서 친구들이 물고기나 생물의 재미를 이 동아리를 통해서 깨닫게 되면 훨씬 더 보람되기 때문에 관심 없는 친구들도 열심히 참여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동아리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연구하셔서 좀 더 새로운 생물들도 찾아내고, 이런 결과가 또 널리 알려져서 인천시나 지역사회에서도 하천의 생태에 관한 관심을 좀 더 끌어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인하대 해양과학부 동아리‘잡어’의 활동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