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부족으로 중단했던 제4경인고속화도로가 정부 심사에 돌입하면서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통행료 논란과 진·출입로 교통 정체, 과도한 유료도로 추진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쌓여있는 상황이다.
제4경인고속화도로는 총사업비 1조8000억원을 들여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서울 구로구 오류동 18.7km 구간에 지하 70~80m를 통과하는 왕복 4차로 규모 대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제4경인고속화도로는 2020년 현대엔지니어링이 민자사업으로 제안해 추진한 방식에서 일부 노선을 변경해 경제성을 보완한 노선이다.
시는 당시 인천 서구 가좌동~서울 구로구 오류동 15.9km 구간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경제성을 판단하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94로 기준인 1.0을 밑돌았고 AHP(종합평가)도 0.42로 기준치 0.5에 미치지 못해 일시 중단했다.
롯데건설은 이후 가좌동에서 용현동으로 기점을 변경하고 중간에 주안 IC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제안했고 시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적격성조사를 의뢰했다.
시는 제4경인고속화도로를 제2차 도로건설·관리계획 광역도로망에 포함하고 2040년 인천도시기본계획과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플랜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 말 적격성조사 후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확정하면 제3자 제안공고, 실시협약 등을 거쳐 203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제4경인고속화도로가 개통하면 인천항·인천시청 등 지역 주요 거점에서 서울 여의도·강남권까지 통행시간이 30~40분대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사회 안팎에서는 통행료 논란, 과도한 유료도로 추진, 사업 시급성 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에 따르면 사업을 처음 제안한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초 2,700원 수준으로 통행료를 책정했다.
롯데건설이 제안한 계획은 기점을 변경했을 뿐 기존 노선과 유사하고 민자사업 특성상 통행료를 낮추기도 쉽지 않은 만큼 기존 통행료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사업은 기점 변경으로 거리가 2.8km 늘어 사업비가 기존 대비 약 5,000억원 넘게 늘어난 상황이다.
과도한 유료도로 추진에 따른 통행료 부담으로 시민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에는 이미 8개 유료도로가 운영 중인데 이번 제4경인고속화도로를 포함해 6개 유료도로가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지하도로 진·출입구간에서 발생할 극심한 교통 정체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북항터널과 신월여의지하도로 신월IC 등 상당수 지하도로는 진·출입 구간에서 극심한 정체를 빚어 유료도로 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일부 정체 구간에서 교통 분산 효과가 있겠지만 이미 서울로 가는 광역도로가 많아 사업 시급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통행료와 관련해서도 사전에 공론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