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중소업체 기피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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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중소업체 기피 심해
  • 이병기
  • 승인 2010.01.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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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청년층 뉴스타트 프로젝트, 청년인턴쉽 프로그램 등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헤매고 있는 한편,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인다.

 월 100만원이 채 못되는 월급, 많이 줘야 120만원 이하인 중소업체들은 청년들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한다. 특히 제조·생산업체들은 청년들을 모집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대기업 또는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청년들도 안쓰럽지만, 직원을 채용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딱하다.

 청년들의 학력이 점점 높아지면서 어지간한 생산직 중소업체들은 그들의 눈길도 끌지 못한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청년실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국가적 전략이 필요할 시점이다.

남동공단 전경

 # 부평구 갈산동 S중소기업

 부평구 갈산동에 위치한 S중소기업. 이 업체는 알루미늄 포장과 운반작업에 필요한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적은 월급과 힘든 업무로 지원자가 없는 실정이다. 업체의 한 달 월급은 90만원 정도. 25세 이상이면 나이에 상관 없이 2~3명을 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업체 관계자는 "40대 이후도 지원이 가능하지만 일이 힘들어서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일하기가 쉽지 않다"며 "경제가 어렵다 보니 보수가 적고, 젊은 사람들은 얼마 가지 못해 그만둔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에는 얼마 전까지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했다. 사정상 외국인 근로자가 퇴사한 후 우리나라 사람을 뽑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 상태로 계속 직원 채용이 어려울 경우 노동부를 통해 다시 외국인 근로자를 구할 예정이다.


 # 서구 가좌동 K중소기업

 K중소기업은 플라스틱을 가공하고 처리하는 업체다. 지난 8월부터 선별작업과 기타 현장직 직원 1명을 모집하고 있지만 이력서는 들어오지 않는다. 신규 직원의 월급은 120만원 정도. 주 6일 근무에 일요일만 쉰다. 근무시간은 오전 8시~오후7시까지다.

 업체 관계자는 "청년이나 중장년 상관 없이 다 모집하는데 아직도 구하지 못했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구직자들에게 전화도 해 봤지만, 한 번 받고는 더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씁쓸해 했다.

 이 회사도 S업체와 마찬가지로 신규 직원을 구하지 못하면 노동부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중소기업 대책 마련해야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구인 구직 사이트 워크넷(http://www.work.go.kr)에는 인천지역에서만도 하루에 240여 업체가 사람을 구하고 있다. 직종에 상관 없이 다양한 업체들이 사람들을 구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제조업 분야의 생산직 직원 채용 정보다. 남동공단을 비롯해 인천의 각 공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이 신규 직원을 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워크넷에 올라온 기업들의 채용 정보를 보면 그나마도 채용 공고에 청년들의 이력서가 들어온다 싶은 기업들은 격주 토요일 근무이거나 연봉 1,800만원 이상의 업체들. 다만 연봉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일이 힘들어 보이지 않을 경우 1~3건의 입사 지원이 보인다. 

 많은 중소업체들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신규고용촉진장려금을 받기 위해 29세 이하를 모집하고 있지만 청년들의 지원은 많지 않다. 또한 정부는 지난 9월부터 지원 대상자의 범위가 넓어 장려금 지급 대상자의 조건을 강화하면서 중소업체들의 상황은 더 어려워진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 문제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상황이 열악한 중소업체들의 여건을 개선시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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