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곳 없는 여자청소년... 자립 돕는 '행복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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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곳 없는 여자청소년... 자립 돕는 '행복자리'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6.03.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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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사회적·경제적 자립 위한 지역의 지지·지원 절실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연립주택에 자리잡고 있는 '청소년 자립지원관 행복자리’>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인천광역시 청소년 자립지원관 행복자리’. 전국에서 유일하게 만 18~24세까지의 여자청소년 자립을 돕는 일시 보호시설(연립주택)로 인천시가 지원하고 있다.
 
보육원이나 가출청소년쉼터 등을 통해 ‘행복자리’에 입소한 청소년들은 1년에서 3년정도 거주하며 자립 준비를 마치고 퇴소해야 한다. 대부분 퇴소 후 가정복귀는 어려운 청소년들이다.
 
지난 2012년 1월 입소한 김영숙씨(24·가명·생산직)는 퇴소를 몇 달 앞두고 다시 자립을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행복자리’라는 보금자리에서 생활하면서 2천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중장기 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에 머물다 자립지원관으로 입소한 김씨는 2014년 4월에 퇴소했다가 외로움과 사회적, 정서적 자립에 어려움을 느끼고 2015년 6월에 다시 입소했다. 그 후 그는 다시 직장생활에서 겪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여러번 힘겹게 극복하며 ‘행복자리’에서 정서적인 안정감 속에 자존감을 찾아 착실히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퇴소를 앞두고 그는 희망과 불안감이 교차한다. 방송통신대학교 진학을 목표에 두고 있는데, 과연 자립 후에 직장생활을 하며 학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렇지만 기관 선생님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정서적인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김씨는 과거 부모와 함께 힘들게 살았던 삶을 벗어나 스스로 노력하며 꿈을 이루는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립의 의지가 다른 친구들보다 강하고,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어서 자립지원관에 처음 입소했을 때보다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행복자리’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고 있다.


 <'행복자리'는 지난 11일 (사)융합복지인재교육원과 '사랑나눔 협약서'를 맺었다. 융합복지인재교육원은 행복자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나 상담, 치료(인성,심리) 지원을 시행할 계획이다. 오른쪽이 '행복자리' 이효진 소장, 왼쪽이 융합복지인재교육원 길옥연 원장. >


‘행복자리’에 입소한 청소년들은 보통 3백만원에서 5백만원, 김씨처럼 많으면 2천만원까지 모아 퇴소하게 되는데, 퇴소 후 연계가 부족해 월세나 보증금 등으로 돈을 다 써버리고 재입소를 두드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모의 도움 없이 20대 중·후반에 자립하는 것이 누구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입소하는 청소년들은 무엇보다 자립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 인턴, 아르바이트나 취업 등으로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 ‘행복자리’는 기본적으로 자립여건을 갖추었으나 불안정한 주거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한 자립지원 기관인 것이다.
 
‘행복자리’는 이들에게 주거, 복지, 의료지원 및 독립을 위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진로교육에서부터 직업탐색, 자격증 취득, 노동 및 인권교육을 시킨다. 경제관리, 사회성 기술, 주택관리 기술 훈련 등 독립생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
정서적 지지도 중요하다. 연립주택에서의 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과 함께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도 요구된다.
 
‘행복자리’는 지난 2010년 2월 개소해 지난 6년여간 60~70명의 여자청소년들을 받아 자립을 도왔다. 현재 ‘행복자리’ 입소 인원은 7명. 주로 음식점이나 안내데스크, 경리 등 서비스직에서 일하고 있다. 제과제빵 기술을 익혀 취직한 입소생도 있고 생산직에 근무하기도 한다.
 
자립지원관 ‘행복자리’ 자체도 재원과 인력이 부족해 이들을 지원하는데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가진 것 없이 홀로 자립을 책임져야 하는데, 실질적인 지원도 어려운 일이다. 지역의 꾸준한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
 
2010년 개소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행복자리’ 이효진 소장은 “퇴소하고 자립하여 나가더라도 부모와 연락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사후관리가 부족해 어떻게 사는지 확인하거나 연락이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소장은 “이들 자립 청소년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지지·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밝은 사회로 가기 위한 가치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행복자리' 연락처 032)467-1398



<청소년자립지원관 '행복자리'에는 현재 18~24세까지의 여자청소년 7명이 생활하며 자립을 꿈을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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