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급식비 못 내는’ 중학생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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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급식비 못 내는’ 중학생 많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7.05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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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범 시의원, 무상급식 단계적 도입 촉구... 유정복 시장 ‘압박’

이용범 시의원(왼쪽)과 유정복 시장. 무상급식 해결 방안을 놓고 맞섰다. ⓒ배영수
 
인천지역서 160명 가량의 중학생들이 학교 급식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0개 전국시·도가 중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 중에 있고 전국 시행 비율이 75% 이상 되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향후 무상급식 추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의회에서는 5일 유정복 인천시장에 대한 시의원들의 시정질문이 진행됐다. 무상급식에 대한 질문은 이용범 의원(계양3, 더민주)이 꺼냈다. 지난달 7일 무상급식 시행의 필요에 대해 5분 발언도 했던 바 있는 이 의원은 “사실상 인천서만 실행이 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유 시장의 무상급식 시행에 대한 의지를 집요하게 물었다.
 
이 의원은 “유 시장이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직에 출마할 당시 5대 가치와 18개 정책, 132개 과제의 틀을 담아 공약했고 이중 교육 관련 공약은 7건이었다”며 “교육예산을 시 예산의 10% 확보하는 등의 내용은 정상 추진이 되고 있지만, 초등 교육비 완화 혹은 500억 원 규모의 장학기금 조성 등은 부진하거나 보류되고 있는데,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무상급식은 아예 공약에 없었다”며 보편적 교육복지에 대한 외면을 지적했다.
 
이에 유 시장은 “무상급식만 놓고 볼 문제가 아니라 교육 전반에 걸쳐 큰 틀에서 보고자 했던 것이라 따로 명시하지 않은 것일 뿐, 관심이 크게 두고 있는 현안”이라며 “지역사회가 논의해 보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취임 전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전국적으로 무상급식 시행 비율이 75%인 상황에서 인천이 14.8%로 꼴찌인데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따지자 유 시장은 “인천이 다른 시도보다 무상급식 시행비율이 낮다는 것은 사실이고, 특히 중학교만 놓고 보면 우리가 꼴찌인 것도 맞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보다 낮은 시도도 2군데 있다”고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반박했다.
 
이어 유 시장은 “시장으로서도 (무상급식 문제는) 중대하게 다루어야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그래서 민-관 논의기구를 구성했고 이 의원도 그 구성원 중 하나라서 잘 아시겠지만 나 역시 추진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시 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인천시로서는 충분히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현재 중학교 학생 한 끼의 단가가 약 3,800원 정도 하는데, 인천시가 전면 시행을 하면 1년에 181억 정도이고 1학년만 먼저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면 시는 59억 원 정도 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이 액수는 시 전체 예산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시장의 공약 이행에 대해 이미 1조 원 가량의 예산 편성 소식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장님께서 필히 고민해 보셔야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은 “각 교육지원청의 자료를 종합해 보니 현재 급식비를 못 내는 학생들이 인천서도 교육지원청 단위로 수십 명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남부교육지원청에서 80명의 학생이 총 1,335만 원을, 북부교육지원청에서 14명이 700만 원을, 동부교육지원청에서 44명이 1,900만 원을, 서부교육지원청에서 21명이 635만 원으로 총 159명의 학생들이 4,680만 원의 급식비를 못 내고 있는 상황.
 
이 의원은 “시 재정이 어려워서 전면 급식을 못 하겠다면 (현재로서는) 이해 가는 부분도 있지만, 단계적으로 1학년부터라도 해야 할 필요가 있고 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하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유 시장이 유리한 점도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이에 유 시장은 “시정 운영에서 선거를 의식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하자 이 의원은 “시장님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예산편성의 부분은 약하신 것 같다”면서 “그간 노력해서 시 부채가 많이 감액된 만큼 의지만 있다면 59억 가량의 예산 편성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일선 군구 중에서도 일부가 실시하겠다며 신청까지 넣었으나 시에서 반영조차 안한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학생도 우리 미래이고, 그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면서 “59억 원의 예산 편성을 이 자리에서 약속해야 한다”고 유 시장을 압박했다. 이에 유 시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주문할 것이고 충분히 논의하겠지만, 이 자리에서 시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즉답을 우선은 피했다.
 
이에대해 이날 본회의를 모니터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 시장이 민-관 논의기구를 활용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현재 민-관 논의기구에 시가 사실상 미온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지난번에는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비화를 우려해 회의를 미뤘고 그 이후 일정도 안 나온 상황으로, 이 의원이 유 시장에게 본회의장에서 압박을 넣은 것도 시가 답답하게 나오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무상급식 민-관 논의기구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날짜나 내용은 없으나 조만간 논의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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