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원시티 단지공사 착공키로, 사업 정상화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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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원시티 단지공사 착공키로, 사업 정상화는 불투명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6.09.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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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토지 원가, 고밀도 복합개발 및 교육행정타운 조성 가능성 낮아

 인천시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루원시티 조성의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사업 추진 정상화는 극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는 한국토지주택(LH)공사와 50%씩의 지분으로 공동 시행하는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의 실시계획을 인가했다고 7일 밝혔다.


      
                                                루원시티 조감도
 
 시는 이달 중 단지조성공사를 발주하고 12월 착공해 오는 2018년 말 단지조성공사를 준공할 예정이다.

 시와 LH공사가 지난해 3월 루원시티 정상 추진에 합의하고 올해 2월 실시계획인가, 9월 단지조성공사 착수 일정을 발표했으나 또 다시 3~6개월 지연된 것이다.

 뒤늦게나마 루원시티 단지조성공사에 착공한다는 사실은 다행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지난 2006년 8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결정 고시 및 시와 LH의 공동시행 개발협약서 체결로 시작된 루원시티 사업은 부동산경기 침체와 공동 사업시행자 간의 갈등으로 장기간 표류했다.

 루원시티는 LH가 2조8000억원대의 사업비를 선 투자하고 시는 행정지원을 맡아 준공 후 정산 처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보상금 1조7000억원의 금융비용(이자)만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예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와 LH공사가 예측하고 있는 손실 규모는 1~2조원대로 만약 2조원의 손실이 난다면 시는 1조원을 부담해야 한다.

 루원시티 사업은 개발방향 등을 둘러싼 시와 LH의 갈등으로 지난 2013년 개발계획 변경용역이 중단되고 모든 일정이 멈춰서면서 이자만 늘어가던 끝에 2015년 3월 양측이 정상화에 합의했다.

 합의서의 내용은 부동산경기 등 여건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손실은 인정하고 손익 정산금에 대해서는 지급청구일로부터 1년 이내 지급하며 어려울 경우 송도 공동주택용지와 시유지 등으로 대체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시와 LH가 체결한 개발협약서와 별 차이 없이 LH가 우려하는 손실 인정 여부에 대해 시가 인정하겠다고 확인하고 손익 정산금의 1년 내 지급 또는 대물변제 가능 조항을 넣은 것에 불과하다.

 손실 인정 조항은 송영길 전 시장이 LH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실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LH가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루원시티 선큰광장 조감도
 
 시와 LH는 루원시티 정상 추진 합의 이후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시는 주거용지를 줄이고 상업용지를 늘리면서 중심상업지역 15만㎡를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받아 고밀도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루원시티 전체의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지만 지정이 유보됐다.

 국토교통부는 사업자가 나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해야 ‘입지규제최소구역’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교육청, 종합건설본부, 인재개발원 등을 루원시티로 이전해 교육행정타운을 조성함으로써 투자유치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유정복 시장이 지난 7월 교육청을 루원시티로 이전하고 교육청 부지에 시청사를 신축하는 것을 신청사 건립의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했지만 교육청과의 협의 등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방안의 신청사 건립에는 건축비 2279억원, 교육청 이전비 1000억원, 타기관 이전비 900억원을 합친 4179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으며 인재개발원(1500억원), 시청 운동장(720억원), 종합건설본부(144억원)를 매각해 2364억원을 충당하고 예산 1500억원과 기금 500억원을 투입한다는 재원조달계획이 제시됐다.

 그러나 교육청이 루원시티 이전에 부정적이고 심각한 재정난에 처한 인천시가 시급하지도 않은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루원시티는 조성원가가 3.3㎡당 212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토지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처럼 비싼 땅을 사면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아 도저히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판단이다.


      
                                             루원시티 토지이용계획

  인천 서구 가정5거리 일대 93만3916㎡에 도시개발사업을 벌여 9666세대 2만4361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루원시티 사업은 시의 실시계획인가에 따라 오는 12월 LH공사가 단지초성공사에 착공키로 했으나 현재의 상황으로는 토지매각을 기대하기 어렵고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을 통한 고밀도 복합개발, 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교육행정타운’ 조성 등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우울한 평가 일색이다.

 시 관계자는 “더 이상 루원시티를 방치할 수 없어 단지조성공사라도 착공하자는 것”이라며 “사업이 늦어질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뽀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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