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와 철새, 나그네 새와 길잃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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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와 철새, 나그네 새와 길잃은 새
  • 김대환
  • 승인 2016.11.0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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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새의 이동 - 텃새와 철새 / 김대환

가마우지라는 새들이 있다. 전 세계에 32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4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검은색을 띠고 있으며 몸길이가 약 70cm 이상인 큰 새들이다. 그 중 가장 크고 흔한 종은 민물가마우지이고 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종이 가마우지이다.

아시아 지역의 조류 분포권                                 아시아 지역 물새의 이동경로
 


(1)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조류의 분포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었을 때 동아시아(East Asis) 권역에 해당한다(그림 1). 그러나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새들 중에는 이 5개 권역 밖에서 들어오는 새들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새가 도요 물떼새이다. 따라서 분포권에 대한 구분은 매우 인위적인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조류 분류군에 따라 분포 지역 및 이동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조류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는지 각각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물새의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 이동 경로가 있는데 중앙아시아 이동 경로(Central Asian Flyway)와 동아시아 이동 경로(East Asisn Flyway)로 나눈다. 이는 아시아 중앙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이동하는 새와 아시아 동쪽의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새로 나눠짐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부분 동아시아 이동 경로에 해당하는 새들이 찾아온다. 그렇다고 해서 중앙아시아 이동 경로에 해당하는 새들은 찾아오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결국 날개달린 동물인 새가 못갈 곳은 없기 때문이다.


(2) 새들의 이동


바다직박구리 이동 경로(KBS 제공).


한국의 새(조류 이동)



① 텃새의 이동 :
텃새는 우리나라 안에서 번식도 하고 월동도 하는 새를 의미한다. 그래서 1년 내내 우리나라 안에서 관찰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조류는 아종을 포함하여 약 590여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텃새는 70여종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의 새는 이동하는 철새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기존의 텃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과연 봄에 보인 참새와 겨울에 보이는 참새가 동일한 참새인가 하는 것이다. 몇몇의 탐조가들은 텃새라 하더라도 동일한 지역에 1년 내내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얼마간의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예로 2014년에 있었던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의 철새연구센터에서 진행한 바다직박구리 이동에 관한 연구가 있다. 흑산도 철새연구센터에서는 2014년 8월 27일 전남 흑산도에서 가락지를 채우고 날린 바다직박구리가 33일 후 1,100㎞ 떨어진 대만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텃새로 알려진 바다직박구리가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고 있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하지만 바다직박구리는 겨울에도 관찰되는 종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북쪽에서 번식한 바다직박구리가 겨울에 남하하여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따라서 모든 텃새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은 재고될 필요가 있으며 텃새의 이동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② 여름철새 :
여름철새는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고 추운 겨울이 되면 중국 남부나 동남아 멀리는 호주까지 내려가서 월동하는 새들을 말한다. 여름 철새에 해당하는 새는 총 60여종으로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가장 적은 비율이다. 이런 이유로 가장 새를 보기 힘든 계절이 여름이라고 생각하는 탐조가들이 많다. 같은 종의 새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보다 더 북쪽에서 혹은 더 남쪽에서 번식하는 새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록이다. 결국 그런 사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고 그런 사례가 있다면 일부 개체가 여름 철새라고 판단할 수 있다.

③ 겨울철새 :
울철새는 총 140여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하지만 길 잃은 새 중에서 겨울에 관찰되는 새도 많기 때문에 겨울은 새를 보기 좋은 계절에 속한다. 겨울철새는 우리나라보다 북쪽인 시베리아나 캄차카 반도 등에서 번식을 하고 추운 겨울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새를 말한다. 역시 동일한 종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것은 아니고 월동하는 개체가 있다는 측면에서 봐야할 것이다. 때때로 월동지가 미국 남부이거나 멕시코인데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개체가 있다. 이는 다른 새들의 틈에 끼어 우리나라에 들어온 길 잃은 새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④ 나그네새 :
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나그네새는 총 160여종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나그네새는 주로 봄, 가을에 관찰이 되며 이 시기를 새들의 이동기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그네새는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새를 의미한다. 번식을 위해 우리나라를 거쳐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거쳐 남쪽으로 이동하는 새를 말한다. 상당수의 새들이 주로 봄, 가을철에 관찰된다. 많은 수의 산새와 도요 ? 물떼새가 여기에 포함된다. 때때로 겨울철에 관찰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른 겨울에 관찰되었다가 늦은 겨울에 다시 관찰된다. 발구지 같은 오리가 대표적이다. 발구지는 월동을 위해 중국 남부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⑤ 길 잃은 새 :
 잃은 새는 총 160여종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하지만 관찰 빈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는 새들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이동 경로를 벋어나 우리나라에서 관찰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여름철 태풍과 함께 관찰되는 새들이다. 태풍에 휩쓸려 우리나라에 들어 왔다가 탐조가들에 의해 관찰되는 경우이다. 또는 탈진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길 잃은새 즉, 미조로 분류되어 기록된다. 물론 매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요즘같이 지구의 온난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는 종종 나타나는 일이다.

 
종류 종수(아종 포함) 비율(%)
겨울철새 140 24
여름철새 60 10
나그네새 160 27
길잃은새 160 27
텃새 70 12
전체 합계 590 100
 
김대환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인하사대부고 생물교사
형태로 찾아보는 우리새도감(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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