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에 앞장 - 운서동 31통 1반 이승호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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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에 앞장 - 운서동 31통 1반 이승호 반장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3.03.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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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올해 길고양이 395마리 중성화 수술 지원
방사를 위해 문이 열리자 나오고 있는 고양이. 1초 후 멀리 사라져 버렸다.
방사를 위해 문이 열리자 나오고 있는 고양이. 1초 후 멀리 사라져 버렸다.

운서동 31통 1반에는 이승호 반장이 있다. 주민을 위해 매우 역동적인 역할을 하는 반장이다. 이 반장은 지역의 주차 문제가 이웃 간의 문제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 동네에 있는 무인 주차장을 유료화 하기로 하고, 주민 60가구의 95% 이상의 서명을 받고 경제청의 허락을 받아 해결했다.(인천in 117일 보도)

생업을 가진 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이루어 냈다. 그는 최근 1반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의 애로 사항 중에 하나가 고양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1통 1반 이승호 반장
31통 1반 이승호 반장

주택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려고 모아 놓은 것을 고양이가 헤쳐 엉망으로 만들어 놓기 일쑤였다.

고양이들이 발정기에 내는 소리로 주민들이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주택가 잔디밭에 들어가 변을 보아 지저분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급격하게 늘어나는 고양이 개체 수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구청에 문의하니 지정 동물병원에서 포획 틀을 빌려 포획 후 중성화 수술(TNR )을 통해 개체 수 줄이는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실천하게 되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고 민원도 해결하는 적합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 반장은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 혼자서 33마리를 중성화시켰다. 신공항 동물병원에서 국가의 지원을 받아 1년 동안 중성화 수술을 할 수 있는 숫자가 75마리인데, 혼자서 33마리 포획을 했다는 것은 기록적인 숫자이다.

생업에 매달리며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동물병원을 왕래하며 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이런 일을 한다고 댓가가 있거나 수당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차를 이용하는 기름값과 시간이 허비되는 일이다.

포획하는 일을 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행인으로부터 한 마리에 얼마를 받느냐는 애석한 듯 표현하는 말도 들었다.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일인데,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마을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분명하니 묵묵히 이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구청 도시농업과 농업 행정팀에 전화했더니 지정병원을 알려주었다.

중구에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3곳이 있다. 그중에 영종도에서 시행하는 곳은 운남동 1570-2에 있는 신공항동물병원이다. 지난 해에 동물병원에서 고양이 포획 틀 1개를 받아와 집 주변에 설치하여 중성화 수술을 시작하였다. 주변의 고양이를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하여 은골과 안골마을 그리고 길 건너 영마루 공원에 있는 고양이에게도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요즘은 비교적 조용해진 고양이 소리와 많지 않은 개체가 생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인천시 중구의 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협조하는 안재훈 신공항 동물병원장과 대화를 하며 고양이의 특징 등을 알아보았다.

신공항 동물병원 안재훈 원장
신공항 동물병원 안재훈 원장

- 고양이의 포획과 이동시 주의 사항

포획 틀로 고양이를 포획했을 때 고양이가 굉장히 불안해 한다. 그래서 포획한 후 포획 틀을 덮어 안정을 취하게 한 후 보관을 한다. 때로는 포획 틀에 들어간 고양이가 탈출을 하는 수도 있어서 수시로 포획 틀을 관찰해야 한다.

동물병원에 데려올 때 포획 틀에 넣은 채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손으로 잡아서 가져오려 하다 보면 놓쳐서 도망을 가거나 고양이와 실랑이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또한 고양이를 잡은 날 하루 정도 집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다음 날 아침에 데리고 오는 것이 좋다. 그래야 수술을 하는 일정도 쉽게 할 수 있다. 바로 잡은 고양이를 데려오는 경우에는 병원에 와서 하루 정도 안정을 취하고 수술을 한다.

주택가 야산에서 누군가를 의식하며 숨어버리는 고양이
주택가 야산에서 누군가를 의식하며 숨어버리는 고양이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자신의 영역에 다른 고양이가 오지 못하게 하며 자기의 영역을 철저히 지켜낸다. 길을 가다가 싸우고 있는 고양이를 본다면 그들은 대개 영역 싸움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영역에 나타난 고양이를 마구 공격하고 상대 고양이는 쫒기 듯 달아나는 모습이 그런 것이다. 자신의 영역에 나타난 침입자는 잠시도 용납하지 않는 고양이의 성격의 사례다. 그래서 상처 받은 고양이는 야산에서 살고 있다가 누군가 나타나면 도망하곤 하는 모습도 보인다.

동물병원 후문에 놓여진 고양이 먹이
동물병원 후문에 놓여진 고양이 먹이

가끔 길고양이가 임신한 상태로 포획되어 병원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임신한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 대상에서 제외 되기에 병원에서 새끼를 낳게 한 다음 원하는 분들에게 분양한다고 한다. 그런데 분양이 안된 새끼 고양이는 다시 방사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때 적응이 안된 고양이가 동물병원으로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그때 다시 오는 고양이들을 위해 동물병원에서는 먹이를 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동물병원 후문에는 항시 고양이 밥이 비치 되어 있다.

 

- 고양이 개체가 많을 때 발생하는 일들

고양이가 많으면 사고로 죽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로드 킬 당하는 고양이는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또 주차장이나 차 밑에서 있다가 사망하는 고양이도 많이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고양이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도 한다고 한다.

마라도에 고양이가 많아졌다고 한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서귀포시가 추산한 마라도에 사는 길고양이는 주민 수(89)보다 많은 110여 마리다. 그런데 마라도에는 철새들이 많이 거쳐 가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러시아 극동지방과 미국의 알래스카부터 아시아를 지나 호주와 뉴질랜드로 이르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P)의 중간에 위치해 철새 보호에 매우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철새들은 몇 만 킬로를 비행하여 잠시 쉬려고 마라도에 내렸는데 야생화된 고양이가 지쳐서 내린 철새를 쉽게 잡아먹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뿔쇠오리는 전 세계적으로 50006000마리 정도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한 새다. 그런 멸종 위기의 철새가 희생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 되어 고양이를 마라도에서 축출한다고 한다.

 

- 쥐를 잡지 않는 고양이

고양이가 있으면 쥐가 없어야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쥐도 많이 있다. 왜 그럴까? 고양이가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기에 생존을 위해 쥐를 잡지 않고 사는 고양이가 늘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길고양이가 있어도 쥐가 많이 있다고 한다.

 

중성화 수술 후 방사하려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 후 방사하려는 고양이

 

- 수술 후 방사되는 고양이는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 후 포획된 위치에서 방사된다. 방사된 고양이는 우선 도망가서 숨어 있다가 원래 있던 공간까지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간혹 고양이를 돌보고 있던 캣 맘이나 캣 대디가 고양이를 포획하여 동물병원 맡긴 후, 제대로 방사 했는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고양이의 습성에 의해 기다리고 있으면 자기의 자리로 돌아오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

중구는 지난해 사업에 이어 올해 3월부터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시작한다79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395마리 중성화 수술을 지원한다.

중성화 수술 대상은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길고양이로 체중 2kg 미만 고양이, 임신묘, 수유묘는 제외한다. 수술 이후 회복 기간을 거쳐 포획한 장소에 다시 방사하는 방침이다. 위탁 동물병원은 신공항 동물병원(영종도), 경동동물병원, 참동물병원 3곳이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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