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쓰러뜨린 살수차, 처음부터 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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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쓰러뜨린 살수차, 처음부터 직사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6.09.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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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남9호 살수차에 부착된 CCTV 영상 확인 결과-박남춘 의원 주장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현장에서 백남기 농민을 조준해 물대포를 발사함으로써 중태에 빠뜨린 충남9호 살수차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직사 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충남9호 살수차 사용보고서에는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기 전 경고 살수와 곡사 살수를 한 것으로 나와 있어 경찰이 과잉진압을 의도적으로 숨기기 위해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 안전행정위원회)은 살수차에 부차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충남9호는 처음부터 직사 살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충남9호는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7시 47분 종로구 서린교차로에서 시위대를 향해 1차 살수를 시작해 49분, 50분, 53분, 56분, 8시 12분, 20분까지 이곳에서 7차례 물대포를 직사했다.

 이 중 오후 7시 53분 충남9호 4차 살수에서 백남기 농민을 겨냥해 직선으로 물대표가 날아갔고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은 백남기 농민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아직까지도 사경을 헤매고 있다.

 충남9호가 처음부터 직사 살수한 사실은 경찰청이 제출한 광주11호차 CCTV 영상에서도 확인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충남9호 살수차 사용보고서’에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지시를 받은 4기동단장의 살수명령을 받아 경고살수 1회, 곡사살수 3회, 직사살수 2회 등 총5회 맑은 물 및 최루액 0.5%의 농도로 약 4000ℓ를 살수 함’이라고 기재돼 있다.

 경고 살수는 제외했는지, 아니면 착오인지 총 살수는 5회로 적혀 있고 살수방법에 따른 사용량은 경고살수 약 200ℓ, 곡사살수 약 2800ℓ, 직사살수 약 1000ℓ, 최루액 혼합살수 약 20ℓ로 나온다.

 박 의원이 확인한 충남9호 살수차의 CCTV 영상과 경찰의 사용보고서는 살수 횟수, 살수 방법(경고, 곡사, 직사)에서 결정적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충남9호차의 7차례 살수 영상을 살펴보면 각도와 표적이 거의 동일한 가운데 정확하게 시위대를 겨냥하고 있어 다른 곡사 살수 영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백남기 농민을 조준한 4차 살수와 앞선 3회의 살수가 위치와 각도 측면에서 거의 일치하고 있는데 곡사 살수가 있었다면 붐대를 위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시위대가 보이지 않거나 아래에 보여야 정상이라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남춘 의원은 “백남기 농민을 조준한 충남9호 살수차가 경고나 곡사 살수 없이 처음부터 직사 살수를 했다는 것을 CCTV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며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과잉진압을 의도적으로 숨기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찰이 명확한 사실관계와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청이 살수차를 납품받으면서 함께 제출받은 사용 매뉴얼(취급 설명서)은 ‘방수포에서 분사되는 물을 사람에 대하여 살수하면 매우 위험’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경고는 ‘사망 또는 중상을 입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상황’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살수차 매뉴얼의 안전에 대한 안내는 ▲위험 ▲경고 ▲주의 ▲주 4단계로 위험은 ‘사망 또는 중상의 우려가 있는 절박한 위험 상황’, 경고는 ‘사망 또는 중상의 우려가 있는 잠재적 위험 상황’을 표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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