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철도 운전실 초미세먼지, 경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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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철도 운전실 초미세먼지, 경보 수준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7.04.08 14: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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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차는 출입문 개폐 때 열차풍 영향으로 더 심각할 것, 지하철 이용객 건강 위협

     

 
인천도시철도 1호선의 운전실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대기환경보전법상의 주의보 기준을 훨씬 넘어 경보 기준까지 초과하거나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 객차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출입문 개폐에 따른 열차풍의 영향으로 운전실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용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8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비례대표,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측정한 인천도시철도 1호선 차량 운전실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밀폐되지 않았고 창문을 개방했을 때 평균 191.5㎍/㎥(81.51~324.4) ▲밀폐되지 않았고 창문을 개방하지 않았을 때 평균 159.5㎍/㎥(58.3~324) ▲밀폐된 경우 평균 136.2㎍/㎥(95.8~193.9)였다.

 대기환경보전법이 정한 초미세먼지 주의보 기준(9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을 훌쩍 넘어 경보 기준(18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을 초과하거나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 2015년 인천도시철도의 역사와 승강장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69.8㎍/㎥로 서울메트로(90.7), 서울도시철도공사(79.5)보다는 낮았지만 대전도시철도공사(63.7), 광주도시철도공사(61.2), 대구도시철도공사(59.5), 부산교통공사(49.8)보다 높았다.

 인천도시철도의 운전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처럼 높은 것은 지난해 터널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199.8㎍/㎥(58.9~341.5)로 경보 기준을 넘었는데도 청소 횟수가 연 2회에 그치고 환기팬 가동시간도 1일 평균 1.2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터널 청소 횟수는 ▲서울메트로 연 27회(분진 3회와 고압살수 및 대형물탱크차 각 12회) ▲서울도시철도공사 연 16~31회(고압살수 6~10회와 대형물탱크차 10~21회) ▲대전도시철도공사 연 2회(송풍기 상시 가동) ▲광주도시철도공사 연 2회(〃) ▲대구도시철도공사 연 3회(물청소 1회와 진공흡입 2회, 미세먼지 저감시스템 설치 3곳) ▲부산교통공사 1·2·4호선 연 24회(고압물청소 월 2회) ▲부산교통공사 3호선 연 4회(분기별 1회)로 집계됐다.

 또 1일 평균 환기팬 가동시간은 ▲서울메트로 16~24시간 ▲서울도시철도공사 터널 4.3시간, 본선 3.4~15.2시간 ▲대전도시철도공사 2.5시간 ▲광주도시철도공사 1.5시간 ▲대구도시철도공사 1호선 6.48, 2호선 5.49시간 ▲부산교통공사 6.8~9.7시간이다.

 도시철도 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성분은 차량바퀴와 레일의 마찰로 인한 철 43.5%, 승객에 의해 유입되는 TVOC(총휘발성 유기화합물) 12.1% 등인데 인천교통공사는 터널 청소 횟수는 물론 환기팬 가동시간도 가장 적어 운전실과 객차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도시철도의 공기질이 극히 나쁜 상태임은 직업성 호흡기질환 산재 발생률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3년(2014~2016년)간 도시철도 노동자들의 직업성 호흡기질환(천식, 폐질환, 기관지질환, 폐암 등) 산재 승인 인원은 8명으로 발생률이 10만명당 91.3명에 이르러 전체사업장 평균 4.9명의 18.6배를 기록했다.

 도자기 및 요업제품제조업(10만명당 5.9명),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제조업(55.2명), 시멘트제조업(57.3명)보다 훨씬 높은 발생률이다.

 미세먼지는 발암물질 1군(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 발표된 논문 ‘국민건강 위해성을 고려한 대기질 개선효과 분석(인하대 임종한 교수)’은 수도권 대기개선 대책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2024년 조기 사망자 2만명, 호흡기질환 입원자 최대 1만1447명, 급성 및 만성 기관지염 환자 81만1115명 발생 등으로 인해 연간 12조3259억원의 사회적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인천도시철도 차량 운전실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경보 발령 수준을 넘거나 육박하고 출입문 개폐 때의 열차풍 유입 등으로 객차는 더 나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객차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 이정미 의원의 지적이다.

 ‘소리 없는 살인자’로도 불리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관리체계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기준은 미세먼지 100㎍/㎥, 초미세먼지 50㎍/㎥이고 지하역사와 대합실 등의 실내공기질 유지기준은 미세먼지 150㎍/㎥ 이하이며 도시철도차량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은 미세먼지 200㎍/㎥다.

 터널과 도시철도 차량 운전실 및 객실 등의 미세먼지 관리기준은 전혀 없고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기타 분진’ 10㎍/㎥ 이하, 노동부 고시인 ‘사무실 공기관리지침’에서 미세먼지 150㎍/㎥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다중이용시설과 실내공간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관리 기준을 대기환경보다 낮게 정하고 있어 국민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정미 의원은 “대기 중 공기질 정보는 실시간 공개되지만 지하철 역사와 객차 등 실내 공기질 정보는 전혀 알 수 없어 직업건강권과 이동건강권 보호를 위해 정기 및 수시 측정과 함께 실시간 공개토록 하는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심각한 도시철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문제는 단순히 비용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국고 지원 등을 통해 터널 내 환기시설 상시 가동, 터널 청소 강화, 외부 공기 유입 차단을 위한 철도차량 밀폐 등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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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전보 2017-04-12 06:54:19
주로 2호선을 이용하다 4월2일 석천사거리역에서 승차 후 인천시청에서 환승 지식정보단지역까지 갔다가 다시 그 루트로 돌아왔다.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가는 순간 공기가 확 달랐다. 자동차 배기가스같은 매캐한 느낌! 달리는 자동차 뒷 꽁무니를 따라가는 것 같이 숨쉬기가 어려웠다. 예전과 다른 공기 질을 확 느낄 수 있었다. 2호선과도 달랐다. 아 청소나 환풍기가 돌아가지 않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목에서 기침이 계속되었다. 며칠간 목감기처럼 기침이 계속되다가 목감기에 대한 약을 먹고 나았다. 실제 환풍기도 잘 돌아가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느끼기로는 환풍기만 자주 돌려도 그 정도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화가 난다. 시민을 개, 돼지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공기질 관리를 이 정도로 하다니! 지금 승객도 많아 왠만해선 자리잡고 가기도 힘들다. 이익 낼 생각만 하고 기본적인 청소나 환풍기도 돌리지 않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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