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보다 지역대결 구도... ‘범(汎)권역 표심’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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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보다 지역대결 구도... ‘범(汎)권역 표심’은 어디로?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5.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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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판세분석] ⑩ 옹진군수 선거

오는 6월 13일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과 거주지 별로 구청장 및 시의원, 구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각 당은 지난 3월부터 단수공천 혹은 경선 등 일련의 과정을 시작하여 5월 1일자를 전후로 후보를 최종 확정하고 있다.
<인천in>은 인천지역 10개 군·구의 구청장 및 군수에 도전하는 각당 및 무소속 후보들을 소개하고 판세를 알아본다.
 

사진 왼쪽부터 장정민(더불어민주당), 김정섭(자유한국당), 김기조, 손도신, 김필우(이상 무소속)

 

◆ 적은 인구에 쉽지 않은 과제들
 
관할지역이 모두 섬으로 이루어진 옹진군은 지난 2017년 기준 2만 1천 명을 조금 넘는 인구로 수도권 전체 지자체 중 가장 적은 규모다. 섬이라는 특성 상 요즘 사람들이 거주하기가 힘든 여건이어서 인구가 고령화된 지 오래고, 정부 공인통계에는 인구 감소로 지자체 소멸 위기지역으로 분류돼 불안한 요소도 있다.
 
그러나 옹진지역이 인구에 비해 해결해야 할 산적과제들이 한없이 많고 이 과제들 상당수가 중앙정부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우선 수도권 내 지자체 단위라는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규제가 있고, 군사적 규제의 균형 및 평화로운 조업 분위기 형성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영흥면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교통편으로 의지해야 하는 여객선 준공영제의 경우 최근 일부 항로에 도입키로 예정하면서 활로를 트고 있지만 이를 확장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또 영흥면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오염 등 문제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외 식수를 비롯한 생활환경 등도 대부분 개선이 시급하다. 하나같이 예산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 5명 예비후보 모두 ‘생활환경, 이동권 등 공약’ 
 
더불어민주당은 백령면 출신의 장정민 예비후보를 공천했다. 옹진군의회 3선 의원으로 7대 의회에서 부의장을 지냈고, 전국 도서지역 기초의원 협의회장 등 요직을 맡고 있어 당내에서도 평가가 좋았다는 후문. 여객선 준공영제 및 식수와 도시가스 공급망 구축, 어르신 복지기금 조성 등을 약속하고 해양테마파크와 남북공동어로지대 구축 등 해양산업 관련 공약도 주요 내용으로 내걸고 있다.
 
자유한국당 역시 백령면 출신의 김정섭 예비후보가 공천됐다. 최근(지난해 6월)까지 옹진군청 복지지원실장을 지냈던 그는 현재 당 직능위원회 중·동·강화·옹진지역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 예비후보와 마찬가지로 여객선 준공영제와 식수 등 생활용수 확보 등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걸고 있고 지역의 고령화 현상에 따른 노인복지정책의 다각화 및 농어촌 도로 확장 등을 약속하고 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선에 임했으나 경선과정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으로 도전 중인 김기조 예비후보는 영흥면 출신으로 옹진군 생활체육회장을 지냈고 현재 (주)서해건설전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무분별한 모래채취를 막아 덕적도와 자월도 등 섬 환경을 지키고 영흥화력발전소 환경오염 등도 정부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청년들도 섬에서 살 수 있도록 일자리와 생활환경 등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역시 무소속인 손도신 예비후보는 CU(편의점) 백령도점과 이디야커피 영흥도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군수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는 그는 중구와의 협의를 거쳐 연안부두에 옹진군 주민을 위한 200실 숙박시설 설치를 우선 공약으로 내걸고 영흥∼송도신항∼영종 잠진선착장 카페리 취항, 업무추진비 제로화 등을 공약화했다.
 
백령면 출신인 김필우 예비후보는 김기조 예비후보와 마찬가지로 더민주 경선에 따른 불만으로 무소속 출마를 결행한 경우다. 백령농협 조합장(2선)과 4대 인천시의원을 지낸 그는 과거 여객선운임 지원조례를 발의해 요금 인하에 공헌한 경력을 필두로 여객선 준공영제 도입을 비롯해 주민 중심 행정과 생활환경이 불리한 섬 주민의 기본권 회복 등을 약속하고 있다.
 

◆ ‘서해5도권 vs 근해도서권’ 지역대결 양상 뚜렷
 
인천의 10개 군·구 중 옹진군은 다른 9개 선거구와 양상이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했던 지난 19대 대선에도 자유한국당이 40%선의 지지율(더민주는 27%선)을 얻어냈다.  ‘기본적으로는 보수 강세지역’이지만, 지방선거 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이번 군수 선거전도 마찬가지다. ‘정당 대결’이라기보다는, ‘지역 대결’의 양상이다.
 
옹진군을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누면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 권역과 영흥도와 덕적도가 중심이 되는 근해도서 권역으로 나뉜다. 이 근해권역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덕적권역과 영흥권역으로 나누기도 하고 실제 두 권역의 정서도 다른 편이지만, 크게 본다면 두 권역의 정서로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양상을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모두 서해5도 권역 출신의 인물들(둘 다 백령도)을 최종 공천했고, 무소속의 후보 3명 중 2명이 근해권역(영흥도) 출신으로 지역 대결 양상이 그려지고 있다.
 
특히 ‘연임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현 조윤길 옹진군수가 서해5도(백령도) 출신임을 들어, 영흥면 등 근해권역 주민들 가운데서는 자신들 권역에서 군수를 배출해야 한다는 ‘자존심 싸움’도 배경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출신 지역에서 얼마만큼의 표심을 확보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타 권역 주민들의 표심을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령면 출신의 두 정당소속 예비후보들이 영흥면에 선거사무실을 연 것도 이러한 포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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