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문화 환경, 지역 문화자원 지표화해 따라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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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문화 환경, 지역 문화자원 지표화해 따라잡아야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2.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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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문화재단, 제17차 부평문화포럼 '지역에 담긴 문화자본의 양상' 열어

 

군사력·경제력 등 물리적 힘을 지칭하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매력의 힘인 소프트파워(Soft Power). 서로 대비되는 두 개념 중 오늘날 세계를 실제 움직이는 주요한 힘은 무엇일까?

도시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그 도시를 이루는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소프트파워를, 그 중에서도 ‘문화’와 ‘문화자본’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부평구문화재단이 10일 오후 부평아트센터 세미나실에서 제17차 부평문화포럼을 ‘지역에 담겨진 문화자본의 양상’을 주제로 열었다. 재단이 진행하는 ‘2019 부평문화포럼’에 구성된 포럼과 라운드테이블 토론회의 일환으로 올해의 대주제는 ‘지역문화자본과 도시 경쟁력’이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와 도시가 특색있고 매력있는 도시 정체성을 갖추기 위해 ‘문화’를 정치·경제·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핵심으로 설정하는 가운데, 지역문화자본의 이론과 부평, 인천 문화자본의 가능성을 함께 모색해 차별화 된 부평을 만들고자 마련된 자리다.

이날 주제발제와 지정토론의 좌장을 맡은 최원영 인하대 프론티어학부 겸임교수는 “이번 자리를 시작으로 ‘문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조금씩 스며들어, 하나의 토대를 만들면 좋겠다”라는 말로 포럼을 시작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문화자본의 이론과 사례’를 주제로 도시경쟁력·문화자본·지역문화자본의 이론 설명과 지역문화자본의 활용 방향 및 전략, 지역활성화 사례 등을 발표했다.

류 위원은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조사한 KLCL(한국지방자치경쟁력 조사)를 통해 문화공간의 수, 교육문화 부문의 경영성과, 지역경영활동 부분 중 문화관광 세출액, 도서관 방문자 수 등이 일종의 문화측정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연구원의 조사자료를 참고해 도시경쟁력이란 곧 시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과 비례하며, 이는 시민들의 눈에 보이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문화’와 관계있다고 말했다..

류 위원은 “문화적인 인프라, 요소들이 컨텐츠와 소비를 만들고, 이것이 다시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문화자본과 문화는 더 이상 기존의 좁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화란 단순한 향유의 대상, 재화로서의 무언가가 아니며, 경제로부터 분리된 더 넓은 의미라는 설명이다. 또 문화자본 역시 계급적 배경에 의해 형성·나뉜 것이 아닌, 소속 사회, 국가, 도시로부터 습득하고 전달받은 것 전체를 포괄하는 총체란 설명이다.

류 위원은 문화적 환경과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가 지칭하는 혹은 관련된 소재는 더 이상 민속·전통·역사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과 예술, 과학, 경제로 다원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정책·예산·유산·기반시설·활동조직 등으로 측정하고 이를 지표화 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부평구는 인천 전체 구 중 두 번째 문화점수를 기록했으며, 전국 평균 점수보다 소폭 높았다. 인천 중구의 경우 부평구는 물론 전국 대비 우월한 문화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재정자립도, 문화유산 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류 위원은 “그 지역에 뿌리를 둔 문화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어떻든 일단 어떤 문화를 어떻게 쓰고, 어떻게 육성할 건지 계획하고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아직은 주민들이 알아서 문화를 조성할 수 없기에 ‘정책 시스템 구축’을 ▲예산반영 및 정책우선순위 조정을 통한 ‘문화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 형성’ ▲중앙정부-지자체-민간 간 연계 ▲문화인 확보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확실한 ‘일자리 창출’ ▲스페인 빌바오, 일본, 프랑스 등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들에 대한 모방을 제언했다.

그는 “도시에서 진행되는 어떠한 사업을 살펴봐도 문화·예술이 없는 것은 없다”며, “지자체와 재단, 중앙정부가 각각 혼자서 도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지났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도 각 기관들간의 연계가 중요하단 것이다.

첫 발제자로 나선 류정아 선임연구위원

 

이어 최대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예지원부 부장은 ‘지역문화자본을 통한 도시경쟁력 제고’를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최 부장은 ‘가치로서의 문화자본’은 기존 계급적·갈등적·차별적·위계적 개념에서 상호적·소통적·연대적·다양성 등의 개념과 호환하는 현재에 가장 적합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삶의 질을 유지, 향상시킨다는 것은 문화예술이 단순한 한 순간의 도구가 아닌, 본질적인 가치로 바라봐야 함을 말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최 부장은 이어 지역 문화자본 축적의 방향으로 열정과 헌신을 다 할 수 있는 인적자원의 확보, 비슷한 규모의 자치단체(재단)끼리의 수평적 네트워킹, 커뮤니티형 문화공간 구축이 필요함을 제언했다.

그는 “최근 생활예술과 생활체육예술에 정책과 지원이 집중되어 있다”며 “역설적으로 국민의 문화향유를 위한 전문예술단체와 예술인을 위한 정책 방향 모색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김상원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장이 ‘인천 문화자본의 흐름’을 주제로 문화도시의 조건, 객체화된 문화자본, 문화교육 등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 자리서 ‘문화민주주의’ 개념을 설명하며 문화의 핵심은 ‘참여’와 ‘다양성’이라 주장했다, 이어 문화 향유기회와 접근성, 다양성,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지역문화재단, 공간 구축,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제언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박상문 지역문화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인천시민이 행복한 문화도시 비전’을 주제로 “인천지역에서 내재되고 창조되어가는 모든 문화현상이 인천의 문화자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문화예산을 비교하고 인천의 문화 현황 등을 조사해 인천만의 ‘인천문화산업단지’조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추미경 문화다움 대표는 ‘부평 문화자본의 가능성’을 주제로 부평의 주목할만한 문화 요소들, 개선 방향 등을 발표했다.

추 대표는 농경지, 공업단지, 일본군 육군조병창, 미군수지원사령부 등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부평만의 정체성을 토대로 부평만이 가진 다양성과 개방성을 살리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대종 前 울산중구문화의전당 관장은 ‘문화자본은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최소 10년의 시간을 들여 음악, 전문 예술인 등 부평만의 문화자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 부평문화포럼의 라운드테이블 토론회(제18차)는 오는 17일(화) 오후 2시 부평아트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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