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북 풍선 날린 선교단체 - "순수한 사역·포교... 정치적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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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북 풍선 날린 선교단체 - "순수한 사역·포교... 정치적 의도 없어"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6.2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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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순교사의 소리 "25일 강화도서 성경책 담긴 대형풍선 4개 날려" 주장
강화 경찰서 등 수사기관 사실관계 조사 중, 사실일 경우 법령 위반 혐의 적용될 수도
통일부도 입장 표명 "유감, 적절한 조치 이뤄질 것으로 봐"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가 25일 인천 강화도에서 성경책이 담긴 대형풍선을 날리고 있다. 사진=NK뉴스

매년 북한 사역 활동을 벌여 온 선교단체 ‘한국 순교자의 소리’가 25일 저녁 인천 강화도에서 성경책이 담긴 대형풍선 4개를 북으로 보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단체는 26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활동가가 풍선을 날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 풍선에 달려 있던 위성 항법장치의 이동 경로 등을 공개했다.

단체가 공개한 일부 GPS 경로를 보면 대형 풍선들은 휴전선을 따라 북상하다 북한 철원군 지역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된다.

단체는 정확한 착지점에 대해서는 “성경을 전달받을 북한민들의 안전을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고, 성경 권수 등에 대해서는 “보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 대표인 에릭 폴리 목사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성경책만 풍선에 담아 보내왔다”며 “이것이 범죄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기꺼이 범죄자 취급을 감당할 것이고, 당국의 처벌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폴리 목사는 단체의 대북 살포 활동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는 성경을 보내기 위한 것이며, 대북 전단 살포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즉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순수한 사역·포교 활동을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남북간 긴장관계가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 접경지역 각 시도가 강력 대응을 예고한 바 있기에 단체의 주장이 사실로 조사될 경우 처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화경찰서는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사실일 경우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해 항공법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통일부도 이날 열린 정례브리핑서 “정부가 대북전단 및 물품 살포 금지방침을 밝히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살포를 시도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어 “순교자의 소리는 이미 수사의뢰가 된 단체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3일 순교자의 소리 등 4대 단체를 사기·자금유용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에 순교자의 소리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년동안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전단을 보낸 적이 없고, 북한 정부가 직접 출판한 성경 번역본만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이 단체는 매년 4만여권 정도의 성경책을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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