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으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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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으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
  • 배천분
  • 승인 2011.09.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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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혜광학교 28일 첫 선을 보인다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으로만 구성된 인천 혜광학교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드디어 첫 선을 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는 28일(수) 오후 3시 30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그 첫 막을 연다. KBS 열린 음악회 지휘자인 이경구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가 지휘를 맡는다. 혜광학교는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576번지에 있는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이다. 1956년 임경삼 장로가 인천시 중구 송월동 자택에서 실명 어린이 6명을 양육하면서 개교했다



시각장애인 관현악단은 지난 2008년 관악팀 구성을 시작으로 시각장애인에게 불가능한 영역으로 간주됐던 현악팀을 만들었다. ‘이건 음악회’를 비롯한 다수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했다. 2014년에는 장애인 아시안게임 오케스트라로 초청돼 공연할 예정이다.


명선목 교장은 “시각장애인은 현악기를 다룰 수 없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세계 그 누구도 꿈꾸지 못한 것을 우리는 꿈 꾸었고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만들어가는 위대한 도전과 새로운 역사를 이루는 뜻 깊은 자리입니다.”라며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에게 처음에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지휘 대신 박수로 박자를 맞추고 입으로 소리를 지르며 발로 장단을 맞춰가며 팀을 이뤘다. 점자 악보가 있긴 하지만 한 줄씩 읽고 연주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결국 외우면서 연습했다. 곡 전체는 물론 분야별 멜로디를 익혀야 하므로 단원들이 들이는 노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다행히 청력이 발달해 어려움을 잘 극복한 결과 창단 연주회를 준비하는 이들은 감회가 남다르다.


오케스트라 창단은 학생을 비롯한 학부모들에게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장애로 주눅이 들고, 뒤로 숨기 일쑤였지만 조그만 무대에 올라 손뼉을 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과 희망이 생긴 것이다.


주위의 도움도 많은 힘을 실어줬다. 인천시립교향악단 등에서 악기를 지원하고 전문 연주자와 예고 학생들의 개인교습 봉사가 큰 보탬이 됐다고 귀띔한다. 현재 오케스트라에는 중증복합장애를 지닌 일부 학생을 제외한 초·중·고 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전체 교사가 참여한다. 


악보도 보기 어렵고 지휘자를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연주회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케스트라는 한 사람의 유능한 연주자나 어느 특정 악기만의 연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모든 연주자와 한 마음으로 뿜어내는 아름다운 조화와 협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하모니는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터이다. (문의 : 032-522-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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